대신지배구조연구소 분석
평균 공시비율 32.3%
내년부터는 공시 의무화
평균 공시비율 32.3%
내년부터는 공시 의무화
국내 10대 대기업 그룹 가운데 지배구조보고서 공시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차그룹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진·지에스(GS)·현대중공업은 공시한 계열사가 한 곳도 없었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올해 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은 전체 코스피 상장사 756곳 중 95곳으로 지난해(70곳)보다 35.7% 증가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소가 이날 발표한 ‘2018년 상장기업 기업지배구조 공시 현황 및 평가’ 보고서는 공시 마감일인 지난 6일까지 지배구조보고서(12월 결산법인 기준)를 공시한 기업 95곳을 분석한 결과물이다.
기업지배구조 공시는, 상장기업의 경영 투명성과 선진 공시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로 지난해 도입됐다. 지금까지 공시 여부는 권고 사항이었지만, 내년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코스피 기업은 의무적으로 보고서를 공시해야 한다. 상장기업은 보고서에 주주권리·이사회 구성 등 지배구조 모범 규준의 핵심원칙 10가지를 준수하는지를 담아 자체 평가한 내용을 담아야 한다.
국내 10대 대기업 그룹(전체 상장 계열사 96곳)의 지배구조보고서 평균 공시비율은 32.3%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공시비율(22.9%)보다 9.4%포인트 증가했다. 그룹별로 보면,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는 11곳 중 8곳(72.7%)이 보고서를 공시해 공시비율이 가장 높았다. 삼성(50%)과 한화·두산(42.9%)이 뒤따랐다. 반면, 10대 그룹 중 한진·지에스·현대중공업 계열사는 한 곳도 지배구조 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았다. 공시하지 않은 그룹의 계열사들도 자산총액이 각각 2조원 이상으로 내년에는 모두 공시 의무화 대상이다.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은 “올해까지는 자율 공시인 점을 고려할 때, 공시비율이 높은 기업들은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지배주주의 경영마인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 전체 기업 95곳의 핵심원칙별 준수 여부를 들여다보면, ‘준수’는 52.3%였고 ‘미준수’는 31.2%로 집계됐다. 준수 여부를 밝히지 않은 ‘미언급’도 16.5%나 됐다. 연구소는 “보고서의 공시 취지가 기업의 현재 지배구조 운영 현황 설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준수 여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그룹 소속 비금융 상장기업 25곳의 공시 내용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집중·전자투표 등 주주의결권과 관련된 ‘원칙1’을 준수하지 않는 경향이 컸다. 25곳 가운데 집중투표제를 도입한 기업은 에스케이(SK)텔레콤 한 곳에 그쳤다. 이사회기능인 ‘원칙3’ 가운데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언급이 없는 기업도 10곳이나 됐다. 또 대표이사(CEO)와 이사회의장(COB)의 분리 여부를 지키는 곳은 에스케이텔레콤·에스케이이노베이션·삼성전자·삼성물산·두산인프라코어 등 5곳으로, 이사회 구성에서도 원칙을 지키는 비율이 낮았다. 안상희 본부장은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심화할수록 상대적으로 주주권리와 이사회 구성과 관련된 원칙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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