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대우조선해양 부실감사로 안진회계법인이 1년간 신규수임을 하지 못하면서, ‘빅4’ 회계법인 가운데 나머지 3대 회계법인의 수임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7일 발표한 ‘2017 회계연도 상장법인 감사보고서 분석 및 시사점’을 보면, 삼일·삼정·한영·안진 등 4대 회계법인의 감사 시장점유율이 44.7%에 이른다. 이 가운데 안진은 2016년도와 비교하면 10.7%에서 4.9%로 대폭 감소했다. 안진의 감사대상 회사 수는 223곳에서 106곳으로 117곳이나 줄었다.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안진 쪽에 1년간 신규수임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전체 4대 회계법인의 비중은 2016년도와 비교하면 2.6%포인트가 줄어, 큰 변동이 없었다. 안진의 징계에 대한 ‘반사 이익’으로 나머지 3대 회계법인의 감사비중이 모두 증가했기 때문이다. 삼정(11.9%→13.8%), 삼일(14.8%→15.4%), 한영(9.9%→10.6%)은 모두 점유율을 늘렸다. 삼정은 전년도와 비교하면 1.9%포인트(50곳) 늘어, 안진 쪽 감소분의 절반가량을 가져갔다.
이들 4대 법인의 시장점유율은 44.7%로 과반에 못 미치지만, 감사보수기준으로는 전체의 69.2%, 시가총액은 전체의 89.2%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감사 보수 등의 이유로 기업규모가 큰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선 66.7%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했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코스닥 시장(34.8%), 코넥스 시장(15.5%)은 낮은 시장점유율을 보였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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