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혁신성장 금융생태계 추진현황 점검회의 및 성장지원펀드 운용사 위촉식에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왼쪽부터), 허인 국민은행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유의동 국회 의원,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배달앱 서비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기업 우아한형제들의 최대주주는 2016년 이 기업에 570억원을 투자한 중국계 벤처캐피털 힐하우스캐피털 컨소시엄이다. 당시 이 정도 규모로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는 국내 벤처캐피털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창업·혁신기업의 돈줄을 공급하는 국내 벤처캐피털은 기업당 투자 규모가 10~5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초기 창업 자금이면 몰라도, 성장 단계에선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잘나가는 국내 스타트업이 한 단계 성장이 필요할 때 해외 투자를 받으려 눈을 돌리는 이유다.
금융위원회는 이처럼 한 단계 도약이 필요한 기업들에게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성장지원펀드를 애초 계획보다 많은 3조원 규모로 조성한다고 3일 밝혔다. 기업당 최대 500억원은 투자받을 수 있는 규모다.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성장지원펀드 운용사 18곳에 대한 위촉식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펀드 운용사들이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혁신기업에 원활하게 자금을 공급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선정된 운용사들은 애초 계획한 2조3500억원보다 많은 3조700억원으로 조성한다. 손주형 금융위 산업금융과장은 “그만큼 시장의 호응이 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지원펀드는 민·관 매칭 방식으로 올해 정부와 산업은행 자금이 각각 1700억원·7700억원 투입됐고, 민간에서 조성된 자금은 약 2조1천억원에 이른다. 이날 투자 전략을 발표한 1호 펀드 운용사 아이엠엠(IMM)인베스트먼트는 목표로 한 3550억원 결성을 최근 완료했고, 올해 안에 5천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투자 시점에 맞춰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들은 연계대출로 지원한다. 각 펀드의 투자가 이뤄지는 시점에 인수·합병(M&A), 사업재편, 설비투자 등에 필요한 자금을 빌려준다. 이날 산업·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우리·국민·하나·신한·농협·수협은행은 4년간 20조원의 연계대출을 공급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금융위는 성장지원펀드의 추가 조성을 위해 내년 1월 운용사 선정 공고를 내고, 4월 중 운용사 선정을 마칠 계획이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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