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2018 한국 1인가구 보고서
50대 은퇴자금 전무 8.5%
30~40대보다 은퇴시점 5년 늦게 잡아
열 중 하나는 반려동물 키우고
남성은 50대에 삶 만족도 많이 떨어져
50대 은퇴자금 전무 8.5%
30~40대보다 은퇴시점 5년 늦게 잡아
열 중 하나는 반려동물 키우고
남성은 50대에 삶 만족도 많이 떨어져
1인가구는 여성이 남성보다 모든 연령대에서 만족도가 높으며, 은퇴자금으로 2억8천만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명 중 한명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으며, 새로 떠오르는 주거 형태인 공유주택(셰어하우스·Share house)에 대한 관심은 20~30대, 남성 1인가구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30일 케이비(KB)금융그룹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18 한국 1인가구 보고서’를 펴냈다. 이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나온 것으로 전체 가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1인가구의 금융·일상·인식 등을 살펴 1인가구의 경제를 이르는 ‘일코노미’에 적합한 금융상품을 설계하자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수도권과 광역시에 거주하는 25~59살 1인가구로 연소득이 1200만원 이상인 2100명을 대상으로 5~6월 대면 설문조사를 통해 특성 분석을 했다.
조사 결과 1인가구 생활을 시작하게 된 요인은 ‘편해서’ 등 자발적 사유가 41%, ‘학교·직장 때문’이거나 ‘배우자를 못 만나서’ 등 비자발적 사유가 59%를 차지했다. 비자발적 사유와 관련해 20대는 학교·직장, 40대는 배우자를 못 만나서, 50대는 이혼·사별과 자녀의 분가·유학 등을 가장 많이 택했다.
연령대와 성별에 따른 1인가구 생활 만족도는 상당한 차이가 났다. 20대가 가장 만족도가 높았고, 50대는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다만 50대 여성은 만족 비중이 72.6%로 20대(82.7%)보다 10%포인트만 떨어졌으나, 남성은 50대 만족도가 51.4%로 20대(71.2%)보다 20%포인트가량 급락했다.
40~50대 여성 1인가구는 향후 10년 이상 혼자 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비중이 남성보다 훨씬 높았다. 언젠가는 결혼하겠다는 비중도 40대 남녀는 34.6%와 18.3%, 50대 남녀는 21.4%와 9.9%로 성별 격차가 났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는 11.8%로 나타났다. 키우지 않지만 향후 키울 의향이 있는 경우는 20~30대가 가장 많아서 26.4~21.4%를 차지했다. 40대와 50대는 각각 12%와 8%만이 향후 키울 의향을 드러내 상대적으로 낮았다.
1인가구는 저축·투자를 하는 규모가 월 50만~100만원 34.6%, 100만~150만원 21.8%, 150만원 이상이 14.3%였다. 1인가구의 67.2%가 실손의료비 보험에 가입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인가구가 보유한 부채를 뺀 순자산 평균은 1억2362만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부채는 1884만원이다. 다인가구일수록 부채가 많아지는데, 2인가구 5500만원, 3인가구 8100만원, 4인가구나 5인 이상 가구는 1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주거 형태가 다인가구는 자가 거주 비중이 가장 큰 반면, 1인가구는 전세(34.2%), 월세(31%), 자가(28.2%)로 순위가 이어지는 만큼 주택보유 여부가 부채 규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가구 자가비율은 2017년 가계금융조사 기준 60.7%로 1인가구와 큰 차이가 난다. 1인가구의 56.1%는 미래 대비 현재 자산이 충분치 않다고 응답했다.
1인가구의 거주주택 유형은 아파트가 33.5%로 가장 많고 빌라 등 다세대주택이 24.8%, 오피스텔이 18.6%로 뒤를 이었다. 다만 아파트 거주 비중은 40~50대가 높고, 20대로 가면 다세대주택이나 오피스텔 거주 비중이 높았다. 새로운 거주 유형으로 주목받는 공유주택에서 살아볼 의향은 15%로 크게 높지는 않았다. 남성과 20대는 호의적 의사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여성과 50대는 이용 의향이 ‘아예 없다’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1인가구는 이사빈도가 4~6년에 1회가 23.1%로 가장 많았지만, 20대는 2년에 1회가 35.6%에 이를 정도로 다른 연령대 대비 이사가 잦았다.
1인가구 연간소득 평균은 1900만원이었다. 1인가구주의 연령별 연간소득을 보면, 30대 소득이 가장 높고 40대는 소폭 낮아지지만, 50~60대는 소득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구는 평균적으로 50대까지 연간소득이 점진적으로 높아진 뒤 떨어지는데, 1인가구의 소득빈곤은 좀 더 일찍 시작되는 셈이다.
1인가구가 생각하는 은퇴자금은 평균 2억8224만원인데, 현실적 준비금액은 필요 예상액의 23.2%에 그쳤다. 1인가구 중 아예 은퇴자금 준비가 없다고 밝힌 비중은 18.8%였는데, 은퇴가 임박한 50대도 준비가 아예 없다는 이들이 8.5%나 됐다. 20~40대는 60~69살에 은퇴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50대는 이보다 5년 늦은 65~74살을 은퇴 시점으로 잡았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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