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간편송금서비스를 시작한 ‘토스’가 8천만달러(약 9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기업가치는 12억달러(약 1조3천억원)로, 국내 핀테크 업체 중엔 처음으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조원이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10일 토스는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를 결정한 미국의 대표적인 벤처캐피털(VC) 클라이너퍼킨스와 리빗캐피털 주도로 기존 투자사들과 함께 8천만달러를 투자받았다고 밝혔다. 클라이너퍼킨스는 구글·아마존·트위터 등 글로벌 아이티(IT) 기업에 대한 투자로 유명하고, 리빗캐피털은 핀테크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투자사다. 토스는 이번 투자 유치로 약 2200억원의 누적 투자 금액을 유치했다.
토스는 2015년 2월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간편송금서비스로 시작한 뒤, 신용조회·계좌개설·대출상품 등 모바일 금융서비스로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지난 11월 누적 가입자 1천만명을 돌파해 국민 5명 중 1명이 사용하는 핀테크 서비스로 성장했다. 출시 이래 누적 송금액은 28조원이며, 토스는 올해 매출액을 약 560억원으로 예상한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클라이너퍼킨스의 파트너 노아 노프는 “한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 중 하나로 핀테크 산업 역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집중력과 추진력이 뛰어난 훌륭한 팀과 최고 수준의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사용자들의 금융생활을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방향으로 근본적으로 바꿔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토스 쪽은 전했다.
토스 쪽은 이번 투자금을 국외 진출과 증권사 설립 등의 밑거름으로 쓸 계획이다. 토스 관계자는 “증권사를 설립해 고객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 있지만, 인가 신청 일정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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