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설립 60년 만에 내년 하반기 국내 코스피 시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교보생명은 11일 정기이사회를 열어 자본확충을 위한 기업공개 추진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주간사 추가 선정, 지정감사인 감사, 상장예비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공모 등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여섯번째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새롭게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17),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이를 통해 성장성과 수익성을 한층 높이기 위해서 기업공개를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인식하는 국제회계기준이 2022년 도입됨에 따라 보험금 지급 능력을 새로 평가하는 킥스도 시행될 예정이다. 교보생명 총자산은 107조원으로, 지급여력비율(RBC)이 292%로 기준치(100%)를 넘지만 과거 판매한 고금리 저축성 보험 상품 탓에 최소 2조~5조원가량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됐다.
교보생명은 기업공개를 앞두고 그동안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사업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매년 5000억원 안팎을 내부 유보로 쌓아왔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해외에서 발행하기도 했다. 지난 7월 이사회에서 증자 추진을 공식화하고 8월에 크레디트스위스(CS)·엔에이치(NH)투자증권 두 곳을 주간사로 선정해 본격적으로 기업공개를 준비해왔다. 그러나 기업공개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사모펀드 재무적투자자(FI)들이 지난 10월 말 신창재 회장에게 1조2천억원 규모의 지분을 되파는 풋옵션 행사를 통보했다. 그탓에 이번 상장 추진 결정이 이들을 ‘투자금 회수’로 달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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