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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출혈경쟁’ 손실 메우려…대출규제 풀어달라는 카드사들

등록 2019-03-18 18:43수정 2019-03-18 20:26

신한·삼성·현대·KB카드
지방세 5개월 무이자 할부
0.15~0.17% 캐시백포인트
역마진 불사 시장 쟁탈전

아파트 관리비 ‘제 살 깎아 먹기’
자동차 업종에서는 마진 찔끔

수익보전 위해 레버리지 확대 요구
카드사들 스스로 논란 자초
그래픽_김지야
그래픽_김지야

신용카드사들이 금융당국의 자영업자 카드 수수료 인하 조처로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역마진’까지 감수하는 소비자 혜택을 내세운 출혈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대형가맹점이 중·소형가맹점보다 수수료를 덜 내던 ‘역진성’을 해소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정책목표에 따라 최근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다 완패한 카드사들은 결국 수익 보전을 위해 카드대출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가계대출 억제에 나선 정부 정책과 충돌하는데다, 카드사의 ‘제 살 깎아 먹기’식 마케팅 경쟁은 그대로 둔 채 대출을 더 하게 해달라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18일 카드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이달 기준 신한·삼성·현대·케이비(KB)국민카드 등 주요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를 받지 않는 지방세 납부에 대해 최장 5개월 무이자 할부와 함께 0.15~0.17% 수준의 캐시백과 포인트 적립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정부가 지방세 결제대금을 카드사로부터 한 달 뒤에 받기에 일부 이자 수익이 있긴 하지만, 이를 웃도는 수준으로 역마진을 보면서까지 시장점유율 쟁탈전을 벌이는 것이다.

※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아파트 관리비도 지방세처럼 가맹점 수수료는 받지 않지만 건당 이용 수수료를 보통 700원 정도 청구한다. 그러나 아파트 관리비도 처음 카드로 결제할 때 5천원에서 1만원을 할인해주는 데다 이용 수수료를 ‘영구 면제’ 해주는 카드사들도 있다. 최근 논란이 된 자동차 업종도 카드사엔 대표적으로 ‘마진 없는’ 분야다. 기존 1.85% 수준으로 수수료를 받았을 때 회원들에게 캐시백으로만 1%를 돌려주고, 그밖에 매장에서 카드를 권해줄 영업사원에게 주는 수수료(0.4~0.5% 이상) 등을 포함하면 기존 수수료율을 웃돌기 일쑤다.

금융당국은 2017년 기준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 6조724억원 가운데 일회성 마케팅에 해당하는 기타마케팅 비용 1조616억원(17.5%)을 줄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이 이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보지만, ‘정부 개입으로 소비자 혜택만 줄어든다’는 소비자 반발이 걸림돌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누구도 당장 혜택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서 기뻐할 리 없지만 결국 비용이 어디서 나오느냐를 따져야 한다”며 “지금 같은 업계의 ‘치킨게임’은 의미 없는 점유율 쟁탈로 누구를 위한 경쟁인지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단기 시장점유율 확대·유지를 위해 출혈경쟁을 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결국 카드업계는 최근 금융당국에 ‘레버리지 확대’를 건의했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업 감독 규정에 따라 총자산이 자기자본의 6배를 넘을 수 없는데, 이를 캐피탈 수준인 10배로 올릴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그만큼 카드대출 장사를 더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다. 그러나 금융당국에선 ‘가계 빚 억제’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레버리지를 확대하면 자칫 소비자에게 “카드론을 더 받으라”는 신호가 될 수 있어 부정적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업권마다 대출 총량규제도 하지만, 레버리지를 확대하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카드업체의 규모에 따라 마케팅 비용 축소에 대한 이해 관계가 엇갈리는 측면도 있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대형 카드사는 기존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비용도 절감할 수 있지만, 중소 카드사는 점유율 확대 기회를 잃어버릴 수 있다. 한 중소 카드사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은 줄이고 레버리지 확대도 없다면 시장 재편 없이 기존 시장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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