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글로벌금융학회ㆍ한국금융연구원 정책심포지엄 및 학술대회’에서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제성장률이 2분기 들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재정도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글로벌금융학회·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최근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과 정부 및 금융의 역할’ 심포지엄의 기조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윤 수석은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에 대해서 “대외 여건이 부진하고 지방재정 등 재정 집행이 늦어졌기 때문”이라며 2분기 확장적 재정정책과 국내 심리지수 반등에 기대를 걸었다. 윤 수석은 “소비자 심리지수,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업턴(상승)으로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경제지표를 진단하며 “세계 교역량 위축이 상당히 가파르게 나타나는 점이 한국 입장에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고용 상황과 관련해서는 “고용 부문의 양극화는 줄어들었지만 양적인 측면에서 영향을 받았다”며 “자영업자와 영세 중소기업에서 최저임금이 영향을 줬기 때문에 내년에는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될 수 있도록 최저임금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또 소득 분배와 관련 “소득 5분위 분배율이 그간 추세적으로 악화했으나 올해는 작년보다 좋아졌다”고 평했지만, “소득 하위 20%를 어떻게 ‘플러스’로 올릴지가 중요한 정책적 고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종전에는 성장하면 분배가 개선되는 게 일반적이었으나 이제는 그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성장과 분배를 어떻게 조화시킬지를 같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이 ‘부의 집중’에 기여한 건 아닌지에 대해서도 반성을 촉구했다. 윤 수석은 “금융산업은 효율성 중심이다보니, 분배에는 악영향을 준다는 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컨센서스”라며 “금융이 부자들의 자금 운용에 도움을 더 많이 줬고, 자본축적 기회를 원활하게 제공하지 못했다는 반성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또 국내의 대출 중심 금융 관행이 성장률과 크게 관련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전체 부채를 봤을 때 대출 중심 금융심화가 우리한테 바람직한지, 아니면 투자부문으로 더 전환해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구조적인 산업 둔화에 대해서도 진단했다. 윤 수석은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2010년부터 추세적으로 낮아져 왔다. 업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산업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산업조정을 어떻게 원활히 할지가 큰 과제”라고 했다. 구조조정 업종에 대해선 “정부가 비오는데 우산 뺏지 않고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20분으로 예정된 윤 수석의 기조연설은 40분 넘게 지속됐다. 연설을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윤 수석은 경기 반등의 근거와 관련해 “경제가 폭망할 거면 외국인 자금이 왜 들어오겠나. 지표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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