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가 왜곡되는 ‘공투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사업보고서가 나온 뒤 주총을 열도록 의무화하자는 제언이 나왔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위원은 28일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주주총회 내실화를 위한 정책 방안’ 공청회에서 “주총이 최고의사결정기구로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송 연구위원은 의결권 행사 유인이 저하되거나 의결권 행사가 왜곡되는 ‘공투표’ 문제는 의결권 행사 기준일(전년도 말)과 주총일 시점이 지나치게 떨어진데다, 사업보고서 제출 전에 주총이 열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주총 소집 공고 때 주주가 회사의 재무제표와 배당 승인 안건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공투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주총 소집공고 때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게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사업보고서가 나온 뒤 주총을 개최하도록 의무화하자는 것이다. 또 소집공고 기간을 현행 주총 2주 전에서 4주 전으로 확대하고, 의결권 보유 기준일의 설정 기간은 주총 전 석달 이내에서 두달 이내로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당결의를 공시할 때도 배당 기준일을 그 이후의 날로 정해 ‘깜깜이 투자’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 연구위원은 이어 주주의 충실한 의결권 행사를 지원할 수 있도록 임원 후보의 전체 경력과 법적 위험 사항, 이사회의 전문성 관련 정보 공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사의 성과급 비중에 관한 정보가 없어 보수 한도 안건만으로는 평가가 왜곡될 우려가 있다며 이사 보상에 관한 정책을 주총 승인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의결 정족수 충족을 위해서는 안건에 대한 찬반 비율과 투표율을 공개할 필요가 있으며, 주총의 불공정한 운영을 막기 위해 소액주주의 질의와 발언 절차, 투표와 집계 방식에 관한 정보 공개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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