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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중앙은행 맞서는 시장?…한은 동결에도 국채금리 일제 하락

등록 2019-06-02 18:45수정 2019-06-03 09:34

이주열 “인하 주장 소수 의견” 발언에
6년여만에 모든 국채, 기준금리 하회
미국서도 “인하 가능성” 소수 의견에
10년 국채 11년 만에 기준금리 역전

글로벌 경기 둔화 압력 높아지며
하반기 금리 인하 예상 커지지만
한은이 미국보다 앞서 내릴 가능성 낮아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재하는 이주열 한은 총재. 금통위는 이날 대내외 경제불확실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현 1.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행 제공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재하는 이주열 한은 총재. 금통위는 이날 대내외 경제불확실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현 1.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행 제공
통화당국은 냉정하지만 채권시장은 뜨겁다. ‘중앙은행에 맞서지 말라’는 금언에도 시장이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지난 3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는 연 1.75%로 동결됐지만 금리 인하를 주장한 ‘소수 의견’이 나왔다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발언 직후 일제히 국채 금리가 하락했다. 특히 20~50년 만기의 장기 국채 금리가 급락하면서 한국의 모든 국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3차 양적완화’를 발표한 직후인 2012년 10월 이후 6년 7개월 만이다.

미국에서도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며 금리가 급락했다. 31일(현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 만기 금리(2.125%)는 2008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연준의 기준금리 하단(2.25%)을 밑돌았다. 장단기 금리차(10년물-3개월물)는 2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역전됐다.

단기 금리에 견줘 장기 금리가 되레 낮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 불황이 다가온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통해 단기 시장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장기 금리는 경기와 물가에 관한 시장 참여자들의 전망을 통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주열 총재는 금리를 동결하면서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직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선을 그었지만 시장은 ‘소수 의견’의 등장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과거 금통위에서 인하 소수의견이 나오면 대부분 4개월 안에 실제로 금리가 인하됐다는 ‘학습효과’도 작용했다. 미국 연준에서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소수 의견’이 장외에서 나왔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30일 물가나 성장 전망이 나빠지면 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견해를 처음으로 밝혔다. 원론적인 발언이지만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재의 저물가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하려 했지만 시장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하반기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조기에 타결될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글로벌 경기둔화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미국은 올해 한차례 이상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연준이 9월에 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내리는 등 올해 모두 0.75%포인트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올해 금리인하 확률은 현재 94%에 달한다. 월가에서는 ‘인내심’을 강조하며 통화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하려는 연준이 시장과 불화로 ‘곤경’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오는 7월 수정 경제전망 발표가 고빗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지난 4월에 2.5%로 제시했던 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낮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주요국 중앙은행 가운데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낮다.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한은이 미 연준에 앞서 금리 인하를 단행한 전례는 없다. 김지나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나 중국 인민은행 등이 먼저 완화적 행보로 옮겨가야 한은이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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