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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미국 헤지펀드 허수주문·초단타로 국내서 2200억 차익

등록 2019-07-16 18:38수정 2019-07-16 20:05

430개 종목 6220회 허수주문
시세 끌어올린 뒤 매도 돌변
알고리즘 활용 거래소 직접 주문
미국계 헤지펀드가 알고리즘을 통한 초단타 매매와 허수성 주문으로 국내 증시에서 2200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얻고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미국 시타델 증권의 허수성 주문을 처리한 메릴린치 증권에 회원제재금 1억7500만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시타델은 지난 2017년 10월부터 8개월 동안 메릴린치 창구를 통해 430개 종목(900만주)에서 6220차례(847억원) 허수성 주문을 내 2200억원대의 매매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가의 매수주문→일반인의 매수세 유입→시세 상승→보유물량 매도→허수성 매수주문 취소의 방식을 무한 반복했다. 이런 불공정거래에 따른 시장교란으로 국내 일반투자자의 손실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시타델의 시세조종 혐의에 대한 심리 결과를 금융위원회에 지난달 18일 통보했다. 메릴린치는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허수성 주문을 알고 있었지만 묵인했다. 게다가 거래소가 해당 계좌를 적시해 감리예고를 통보했는데도 방치했다.

알고리즘은 사전에 설계된 규칙에 따라 자동으로 매매를 실행한다. 사람의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없는 찰나에 차익거래 기회를 포착해 1천 분의 1초 단위로 주문의 실행과 취소를 하루에 수백~수천번 넘게 반복하는 기법(고빈도 매매)이다. 빠른 주문 속도가 생명이므로 거래소 내부나 근처에 고속 전용선과 고성능 컴퓨터 등 주문 서버를 설치한다. 시타델도 거래소 전산시스템에 직접 주문을 전송하는 방식(DMA)을 사용했다.

알고리즘 매매의 부작용은 점점 커지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에서는 주가의 일시적인 급등락 현상인 ‘플래시 크래시’의 주범으로 비판받기도 한다. 미국이나 유럽의 알고리즘 펀드들은 현지의 높은 비용과 규제를 피해 신흥국으로 진출하고 있다. 국내 증시도 지난 5월부터 증권거래세가 인하돼 알고리즘 매매의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비용 감소만으로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모든 거래 플랫폼의 주문 기록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는 등 알고리즘 매매에 대한 감독은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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