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국내 상장사들의 상반기 순이익이 40% 넘게 급감했다.
19일 한국거래소가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12월 결산 578곳)의 올해 상반기 실적(연결 기준)을 집계한 결과, 순이익(37조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43%나 줄었다. 영업이익(55조원)도 37.1% 급감했다. 매출액(988조원)은 0.8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5.57%)과 순이익률(3.79%)도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3.36%포인트 2.91%포인트 하락했다. 시장에서 차지하는 이익 비중이 높은 반도체의 부진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를 제외한 상장사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4.5%, 27.9% 줄어 감소폭이 작아진다. 보험사의 이익 감소 영향으로 금융업종의 영업이익도 9.1% 감소했다.
2분기만 떼놓고 보면 상황은 더 나빠졌다. 이들 상장사의 2분기 순이익(16조원)은 1분기에 견줘 20.7% 급감했고 영업이익(27조원)도 2.6% 줄었다. 유통과 운수장비를 제외한 의료정밀 등 13개 업종의 순이익이 감소했고 운수창고업과 전기가스업은 적자가 지속됐다.
상반기에 적자를 낸 상장사는 23%(132곳)에 이르렀고 이 가운데 9.6%(55곳)는 적자 전환됐다.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110.24%로, 지난해 말(105.48%) 대비 4.8%포인트 높아졌다.
코스닥 기업들은 정보기술 업종의 선전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코스닥 상장사(12월 결산 909사) 상반기 실적(연결 기준)을 보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1%, 5.4% 증가했다. 다만 순이익은 7.9% 감소했다. 환율급등에 따른 원화 환산손실이 순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술 업종의 상반기 순이익은 3.8% 감소했지만 2분기 순이익은 1분기에 견줘 37.3%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이 바닥을 통과하려면 무엇보다 두 자릿수 감소율을 나타내고 있는 수출의 회복 여부가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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