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10년물 한달여만에 올라
평균 손실률 95%→50%대로
영국 CMS 7년물 연계 전액 손실 탈출
하나은 "DLF 38%가 수익구간 진입"
금감원 "이익 내 분쟁조정 각하돼도
판매 적합성 검사는 계속할 것"
평균 손실률 95%→50%대로
영국 CMS 7년물 연계 전액 손실 탈출
하나은 "DLF 38%가 수익구간 진입"
금감원 "이익 내 분쟁조정 각하돼도
판매 적합성 검사는 계속할 것"
오는 19일부터 해외 주요국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S·DLF)의 만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상품의 기초자산이 되는 해외금리가 반등하면서 손실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중순만 하더라도 평균 손실률이 95%에 육박하던 우리은행의 독일 디엘에프는 40% 수준으로 줄어, 금리가 어느 수준까지 오를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종가 기준 미국 5년 이자율스와프(CMS) 금리는 1.686%로, 지난달 7일(1.482%)보다 0.204%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영국 7년 시엠에스 금리는 0.349%에서 0.857%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0.637%에서 -0.486%로 올랐다. 미-중 무역분쟁이 화해 기조에 접어들고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책 등이 안전자산인 국채 쏠림 현상을 완화한 결과로 해석된다.
해외 주요국 시장금리 반등에 디엘에프를 대거 판매한 국내 은행들이 반기고 있다. 지난달 7일 금융감독원이 디엘에프 현황을 발표할 때만 하더라도, 독일 디엘에프의 평균 손실률은 95.1%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상품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2%, -0.25%, -0.30% 등 일정 하한선 아래로 떨어지면, 하락폭의 200~250배 등 손실배수를 곱한만큼 원금 손실이 난다. 현재 기준으로는 손실률이 평균 50%대고 최대 40% 초반까지 줄어든 상품도 있다.
영국·미국 시엠에스 금리 연계 디엘에프는 사정이 좀더 낫다. 우리은행은 전체 디엘에프 판매액 4012억원 중 영국 시엠에스 7년물과 연계된 디엘에프 2746억원은 모두 손실 구간을 벗어나 이익 구간으로 진입했다. 이 상품은 영국 시엠에스 금리가 0.5% 밑으로 떨어지면 손실이 시작되는데, 0.857%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만기 때 4% 수익률을 실현할 수 있다. 영·미 시엠에스 금리가 기초자산인 케이이비(KEB)하나은행의 상품 구조는 가입시점 금리 대비 변동폭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구조로, 디엘에프 잔액 3196억원 중 38.2%에 해당하는 1220억원이 수익 구간에 진입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디엘에프 논란과 관련해 은행과 증권사 등을 상대로 한 ‘검사’와 불완전판매로 국한한 ‘분쟁조정’을 ‘투 트랙’으로 진행해왔지만, 금리가 인상되면 분쟁조정은 상당수 줄어들 전망이다. 금감원 분쟁조정은 실제 불완전판매 여부와 관계없이 손실이 확정돼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디엘에프 관련한 분쟁조정 접수는 150건에 이른다. 금감원 관계자는 “손해가 없다면 분쟁조정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금리 오름세에 손실이 나지 않는다면 상당수는 각하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감원은 디엘에프 상품 제조와 유통, 판매 등에 대한 적합성을 따지기 위한 검사는 손실 여부와 관계없이 예정대로 진행한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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