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 관여하고 점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2일 서울 송파구 동부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심에서 받은 집행유예 처분에 “채용비리 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준 전형적인 봐주기식 판결”이라며 조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금융정의연대·민달팽이유니온·빚쟁이유니온·서울청년겨레하나·재벌개혁경제민주화네트워크·청년유니온·청년참여연대는 23일 논평을 내고 “재판부는 조용병 회장이 유죄임을 밝히면서도, 이로 인해 ‘다른 지원자를 불합격시키는 불이익을 주지는 않았다’며 정상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했고, 이는 채용과정에서 있었던 ‘아빠 찬스’를 용인하는 결과가 됐다”고 지적했다. 수사·재판 과정에서는 신한은행이 부서장(본부 부장, 지점장급) 이상 임직원 자녀들을 인사부에서 특별 관리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들 단체는 “채용비리의 주범인 조 회장의 형량이 공범보다 더 낮은 것은 더욱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더욱이 조 회장이 연임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 회장에 대한 재판부의 선고는 ‘봐주기·맞춤형 판결’로, 채용비리 책임자인 조용병 회장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윤승욱 전 신한은행 인사·채용 담당 그룹장(부행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들 단체는 신한금융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와 조 회장에게 ‘결단’을 촉구했다. 단체들은 “이대로 조 회장의 연임을 강행한다면 신한금융은 커다란 사회적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회추위는 다시 회장 추천 절차를 재개하고, 조용병 회장은 채용비리에 대한 유죄가 확정된 만큼 반드시 청년들에게 사죄하고 사퇴를 통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덧붙였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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