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여의도 교직원공제회 앞에서 사무금융노조가 ‘교직원공제회는 더케이손해보험 졸속 매각시도 중단하라!’는 취지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국교직원공제회의 더케이손해보험 매각이 코앞이지만 ‘고용 보장’을 둘러싸고 갈등이 터져나와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핵심 쟁점은 ‘용역 및 외주화에 대한 노사간 협의’에 대한 확약 여부다. 더케이손보 노조는 회사를 인수할 하나금융지주가 현재 더케이손보가 직고용 중인 200명 넘는 콜센터 인력을 외주화하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28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은 서울 여의도 교직원공제회 앞에서 “노동자의 고용안정 보장되지 않는 회사 매각을 중단해야 한다”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교직원공제회는 이날 임원회의를 열고 더케이손보 매각 안건에 대해 논의했다.
<한겨레> 취재 결과, 애초 공제회와 노조가 합의안 문구는 ‘회사의 경영정책상 필요한 용역, 아웃소싱 등을 시행하는 경우 노동조합과 협의하며, 인력이동이 수반되는 용역, 아웃소싱의 경우에 한해 노사 합의를 통해 시행한다’였지만 수정안에서는 이를 전면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16일 사쪽인 공제회와 고용안정협약 문구를 합의했지만 설 연휴 직전인 21일 공제회가 하나금융의 의견을 핑계 삼아 이를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더케이손보 관계자도 “합의안에 투표를 진행하려던 상황이었지만 하나금융 쪽의 이견으로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무금융노조와 더케이손보 지부 쪽은 하나금융이 더케이손보가 직고용 중인 콜센터와 아이티(IT) 부서 인력들을 구조조정하려는 포석으로 보고있다. 노조에 따르면, 더케이손보 전 직원 700여명 가운데 200여명이 콜센터 정직원으로 고용돼있다. 아이티 인력도 30~40명에 이른다.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인력이동이 필요한 아웃소싱을 노사합의로 시행한다는 문구는 다른 손보사 등에서도 두루 통용하는 것으로 무리한 내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를 제대로 바로잡지 않으면 올해 초 총선 출마를 위해 오는 31일 퇴임할 예정인 차성수 전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에 대한 낙선운동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더케이손보는 교직원공제회가 100% 출자한 회사로, 자동차보험 전문회사로 출범해 2014년 종합손보사로 승격했다. 공제회는 지난해 말부터 더케이손보 매각에 착수해 하나금융지주와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나금융은 지난 20일 이사회에서 더케이손보 지분 70%를 인수하는 가격선을 결정하면서 협상은 막바지에 치닫고 있다.
글·사진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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