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코스피가 2.8% 급락하며 1,900대로 밀려났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4.66p(2.78%) 내린 1,908.27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36포인트(3.93%) 내린 595.61로 종료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코스피가 4년 1개월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코스닥 지수는 600선이 무너졌다.
11일 코스피는 2.78%(54.66) 급락한 1908.27로 마감했다. 이는 2016년 2월17일(1883.94)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중 한때 1898.27까지 밀리며 19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약 7천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며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들이 반도체주를 집중 매도한 영향으로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4% 넘게 폭락했다. 반면 개인(1조829억원)은 외국인과 기관이 내다 판 주식을 쓸어담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1186원까지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에 하락 폭을 반납하며 0.2원 내린 1193원으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3.93%(24.36) 내린 595.61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 600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해 8월29일(599.57)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2606억원을 순매도해 2018년 2월2일(2865억원)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다.
아시아 증시와 비교해도 한국 증시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이날 일본 지수는 2.27% 하락했고 중국·홍콩·대만 증시의 하락 폭은 모두 1% 이하였다. 전날 금융당국이 공매도 규제 강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국내외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 확산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블룸버그>는 향후 1년 안에 미국의 경기하강 확률이 53%로 2009년 이래 가장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설익은 ‘급여세 면제’ 방안이 의회에서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악재로 돌아왔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멈추지 않는 매도세는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코스피의 심리적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1900선을 내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짚었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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