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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교보생명, 미 감독위에 안진회계법인 고발

등록 2020-03-31 14:18수정 2020-03-31 20:09

“공정가치 산출 기준위반” 이유
딜로이트본사에도 손해배상소송 방침

교보생명이 미국 회계감독당국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고발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공정가치 산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지만 실제 배경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교보생명은 31일 미국 회계감독위원회(PCAOB)에 안진회계법인을 공정시장가치(FMV) 산출과 관련한 평가업무 기준 위반으로 고발했다고 공시했다. 교보생명 쪽은 “(안진회계법인의 평가업무 기준 위반으로) 주주간 분쟁이 장기화하며, 경영 안정성과 평판이 저하되는 등 유무형의 영업상 손해가 발생해 회사 차원에서 고발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의 불씨는 지난 2012년 9월 교보생명이 당시 대우인터내셔널 등이 보유했던 지분 24.01%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약 1조2천억원에 매각하면서 맺은 계약에서 비롯됐다. 재무적투자자들은 2015년 9월까지 교보생명이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으면 신 회장 개인에게 풋옵션(지분을 되팔 권리)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간 계약을 맺었다. 교보생명이 약속 시한보다 3년을 넘긴 시점에서도 기업공개를 성사시키지 못하자 재무적투자자들은 2018년 10월 주당 40만9912원에 풋옵션을 행사했다. 약 2조원 규모다. 신 회장 쪽은 계약 효력을 문제 삼으며 풋옵션 절차에 응하지 않았다. 현재 이 사안은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에서 중재 절차 중이다.

교보생명 쪽은 공정가치를 매긴 안진회계법인의 평가 산출 시점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며 고발에 나섰다. 재무적투자자들의 풋옵션 행사시점이 2018년 10월23일인데, 안진 쪽이 2017년 6월~2018년 6월까지 1년간 삼성생명과 오렌지라이프 등 주요 경쟁사 주가를 반영해 산출했다는 것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계약서에는 풋옵션 행사시점에 맞춰 공정가치를 산출하도록 돼있는데, 안진 쪽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안진이 공정가치를 산출한 시점은 주요 경쟁사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안진회계법인의 관리감독을 맡는 딜로이트 글로벌에 대해서도 뉴욕 법원에 손해배상 소장을 냈고 접수를 기다리는 중이다.

중재 절차와 별개로 미국 회계감독위에 고발까지 나선 데에는 중재판정부가 재무적투자자들의 손을 들어줄 경우 신 회장의 경영권 위협이 현실화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신 회장은 풋옵션 대금 2조원을 마련해야 하고,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33.78%) 매각이 불가피해진다. 교보생명 쪽도 이런 점을 의식해 사업보고서에서 “중재판정부가 어피니티 주장을 모두 수용하고, 최대주주가 충분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지배구조의 변동 가능성이 있는 특정거래에 해당될 수도 있는 사안으로 판단된다”며 공시 이유를 설명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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