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63p(0.21%) 오른 2,188.92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0.78p(0.10%) 오른 753.82, 원/달러 환율은 7.1원 내린 1,197.7원으로 장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약 석달만에 1190원대로 내려 코로나19 위기가 본격화하기 이전의 수준을 회복했다. 코스피는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2200선 안착에는 실패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달러당 7.1원 하락(원화가치 상승)한 1197.7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이 1200원 밑으로 내려온 것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한 지난 3월11일(1193원)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이날 개장하자마자 2200선을 돌파하며 한때 2212.17까지 치솟았지만 기관의 매도세로 상승폭이 둔화하며 4.63 오른 2188.92로 장을 마쳤다.
3월 중순 1300원대를 위협받던 원-달러 환율은 미국과 통화 스와프(맞교환)를 체결한 이후 급등세가 한풀 꺾였지만 하락 속도는 더딘 편이었다. 이달 들어 원화 가치가 급속히 회복된 것은 세계 각국의 경제활동 재개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안전자산인 글로벌 달러가 약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유로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가리키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8거래일 중 하루만 빼고 하락했다. 8일(현지시각)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미국 경제가 지난 2월 정점을 찍고 경기침체기에 진입했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위험자산 선호를 막지는 못했다. 이보다는 이날 뉴욕시가 사업장 폐쇄 78일만에 1단계 경제 정상화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이 환호하며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9924.75)를 다시 썼다. 달러 약세 지속여부는 9~10일(현지시각) 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금리 이외의 추가적인 완화조처가 나올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달러 약세와 국제유가의 반등 추세가 맞물리며 신흥국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도 살아나고 있다. 한국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도 모처럼 자금이 유입됐다. 국제금융센터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이후 지속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갔던 이 펀드(iShares MSCI Korea)에 지난주(5월28일~6월3일)에는 1억8천만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 김수정 에스케이(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실제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2315억원 순매수로 전환했다.
코스피 기업의 실적 전망치도 소폭이지만 석달 만에 상향조정됐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전망치가 나온 코스피 기업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 4일 전주 대비 0.5% 상승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업종의 반등이 두드러졌다. 에너지 업종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고 운송과 호텔레저는 영업적자 폭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렇더라도 실적 대비 주가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기업의 순이익 대비 주가배율(12개월선행 PER)은 12.2배로 높아졌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가와 실적의 괴리에 따른 부담이 크기 때문에 실적이 추세적인 상향 국면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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