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운용에 특화된 타깃데이트펀드(TDF·생애주기펀드) 시장 규모가 해마다 2배씩 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티디에프 수탁고는 5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3조3000억원)보다 56.8% 늘었다. 티디에프 중 퇴직연금에서 유입된 규모는 해마다 두배씩 늘어 2018년 7000억원, 2019년 1조6000억원에 이어 작년 말 3조2000억원으로 불었다. 저금리 시대의 낮은 성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가입자들이 티디에프를 노후자산 관리의 유력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협회는 분석했다.
티디에프는 정해진 목표 시점에 가까울수록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자산을 배분 운용하는 펀드로 국내엔 2016년 처음 도입됐다. 은퇴 시기를 목표 시점으로 하는 티디에프에 가입하면 젊었을 때는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연금 수령일에 가까워질수록 안전 자산 비중을 늘리게 된다. 티디에프 취급 자산운용사는 작년에 신규 진입한 2개사(우리, 메리츠)를 포함해 12개사에 이른다. 펀드 수는 2019년 68개에서 지난해에는 107개로 늘었다.
티디에프 도입 초기엔 해외 운용사 제휴형 위주로 출시되다가 최근에는 국내 직접 운용형 티디에프, 이티에프(ETF·상장지수펀드) 등 ‘패시브 펀드’를 활용한 저비용 상품으로 다양해졌다.
연금상품으로서 갖춰야 할 안정성은 비교적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2020년 평균 티디에프 수익률은 9.7%로, 증시상승장(MSC지수 기준 14.3% 상승)에서 국내외 지수를 따라가며 비교적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증시 조정기였던 2018년 평균 수익률은 –7.4%로 증시 하락 폭(MSCI -11.2%)에 견줘 선방한 편이었다. 티디에프의 대다수는 국내외 자산에 투자하는 해외간접펀드여서 글로벌 지수에 비춰 성과를 분석한다.
오무영 금융투자협회 산업전략본부장은 “일반 투자자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성과를 향유할 수 있는 검증된 운용방법이 티디에프”라며 “생애주기 관점에서 장기‧분산투자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안정적인 노후자금 마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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