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국내 대표 주가지수인 코스피 목표치를 애초보다 500포인트 높은 3700으로 올려 제시했다. 이와 극단적으로 다른 방향의 2000선 붕괴 전망도 제기됐다. 작년 말~올해 초에 걸쳐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전망치 최상단은 3300(삼성증권, 신한투자금융)이다.
골드만삭스는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 시장에 대해 투자의견 ‘비중 확대’를 재확인하며 코스피 목표치와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다”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글로벌 성장률 전망과, 고성장 신경제 비중이 커지는 쪽으로 변화하는 한국 지수 구성을 반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코스피 기업의 2021년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전망치를 시장 전망치 54%보다 5%포인트 높은 59%로 상향 조정했다. 2022년 전망치도 시장 전망치 21%를 웃도는 23%로 잡았다.
주가 과열 논란과 관련 골드만삭스는 “1990년 이후 11차례에 걸쳐 코스피는 3개월 동안 30% 이상 올랐다”며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면 시장은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5월3일로 예정된 공매도 부분 재개에 대해선 “2009년 5월과 2011년 11월의 선례를 보면 주가는 처음에 약세를 보이다가 결국 상승했다”며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애널리스트 출신의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24일치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2013년 이후 적정주가보다 저평가됐던 코스피가 지난해 31% 상승하면서 고평가 국면으로 들어섰다”며 “2000선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장기적으로 코스피는 명목 지디피(GDP·국내총생산)만큼 상승하는데, 올해 명목 지디피가 4% 성장한다고 했을 때 적정지수는 2800”이라며 “주식시장에선 연착륙이란 게 없어 지나치게 많이 오르거나 떨어지기 때문에 30%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수 2800에서 30% 떨어지면 1960선이다.
김 교수는 “2008년과 2020년, 두 번의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각국 정부가 과감한 재정·통화 정책을 써서 부채가 너무 늘었다”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한 마디로 부채에 의한 성장이다. 거기에 코로나19가 터져서 돈을 추가로 풀면서 부채가 더 많아졌다.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미국의 자산 가격은 거품이라고 생각한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1월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한 뒤 3200대로 올랐다가 지금은 3100 아래로 떨어져 있다. 종가 기준 최고 기록은 1월25일 3208.99이다. 장중 기록으로는 3266.23(1월11일)까지 오른 바 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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