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통신연구원, 음성검색 기술 개발
‘대학로에서 성탄절 데이트를 하던 새봄씨가 연인과 갈 곳을 찾다가 방송에서 본 와인바를 떠올렸다. 새봄씨가 스마트폰 옴니아2에다 “티브이(TV)에 나온 와인바”라고 말하자, 새봄씨의 스마트폰은 대학로 근처의 와인바들을 보여주고 새봄씨의 위치를 기준으로 업소들의 위치를 지도 위에 안내해줬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21일 스마트폰에서 언제 어디서나 우리말로 편리하게 검색할 수 있는 ‘한국어 음성 모바일 지능형 검색’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음성 검색 기술 개발은 구글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지난 7일 구글이 모바일 시대의 새로운 검색 수단으로 소개한 ‘구글 음성 검색’과 위치기반 제안 서비스인 ‘구글 서제스트’를 합친 형태다. 구글이 앞선 기술로 검색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평가 속에 눈길을 끈 구글 음성 검색은 영어와 함께 중국어, 일본어의 음성 검색을 지원했지만 한국어 등은 포함하지 않고 있다.
이번 기술 개발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등의 기업들이 경쟁을 벌이는 모바일 검색 분야에서 한국이 세계 수준의 독자 기술을 확보했다는 의미를 띠고 있다. 국내도 아이폰 출시 이후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인터넷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음성검색과 위치정보를 연계한 기술은 다양한 사업기회를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내비게이션 기기에 적용된 음성인식 기능은 인식 가능 단어 수가 40만~50만 수준이나, 이번 기술은 100만 단어를 웃돌고 자연어 형태의 문장도 인식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연구원 쪽은 이번에 맛집 분야를 대상으로 개발한 기술을 현재 여행과 지역 분야로 확대 중이고, 내년에는 인터넷 전체로 적용 대상을 확장한 음성 검색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전자통신연구원의 장명길 팀장은 “음성인식과 검색 적합도를 합친 사용자 검색 정확도가 85% 수준으로 우수하다”며 “구글의 페이지랭크와 유사한 트러스트랭킹 알고리즘을 개발해 특허출원했다”고 밝혔다. 이날 선보인 음성 모바일 검색은 현재 윈도 모바일 환경의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곧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용으로도 개발돼 앱스토어에 등록될 예정이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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