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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골리앗 구글에 네이버식 서비스로 맞서겠다”

등록 2009-12-28 21:20

이람 NHN 포털전략팀 이사
이람 NHN 포털전략팀 이사
이람 NHN 포털전략팀 이사
“네이버 닫힌 방식 고민…내년 모바일용 페이지 확산”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인터넷 사용환경이 유선에서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다. 어느 나라보다 앞서 전국에 초고속망을 깔고 인맥 사이트, 온라인 게임, 인터넷 쇼핑, 온라인 뱅킹 등 앞선 서비스를 선보인 한국이었지만 최근 ‘무선인터넷 후진국’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그동안 국내는 ‘외국 인터넷 서비스의 무덤’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지만, 모바일 인터넷도 비슷할지는 알 수 없다. 우리가 모바일 인터넷을 팽개쳐놓은 동안 구글·트위터·페이스북 등 나라 밖 인기 서비스들은 모바일에서 그 위력이 더 막강해졌기 때문이다. 2001년 싸이월드를 만들어 크게 히트시킨 뒤 2003년 엔에이치엔(NHN)으로 옮겨 네이버 블로그를 설계한 국내 인터넷 서비스의 대표 기획자 이람(사진) 엔에이치엔 포털전략팀 이사를 지난 24일 본사가 있는 경기도 분당에서 만났다.

-이달 초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콘퍼런스 ‘르웹’(le web)에 가서 뭘 보고 왔나?

“온통 구글·트위터·페이스북에 관한 발표와 토론이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라는 모바일 운영체제를 무료로 배포하고 그 위에 각종 프로그램을 얹는 상황에서, 우리는 기껏 서비스 경쟁을 하는 수준이다. 구글의 전략에 감탄하면서 ‘우린 못 하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이 들었다.”

내년부터 국내에도 수십종이 나올 안드로이드폰은 지메일·검색·문서도구·지도 등 구글의 모바일용 서비스를 기본으로 탑재하고 출시되기 때문에, 국내 이용자들도 자연히 이들 서비스에 노출된다. 그는 페이스북 등 싸이월드를 벤치마킹한 서비스에 대한 사례 발표를 보면서, 앞선 국내 서비스가 세계적 서비스가 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도 크다고 말했다. “아무리 뛰어나고 혁신적 서비스라 해도 주류의 언어로 설명하지 않으면 글로벌화하지 못한다”는, 언어문화권에서 오는 한계를 절감했다는 것이다.

-국내 모바일 서비스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선진국은 3년 전에 모바일웹이 활성화됐다. 우린 유선웹에서 앞서 나가 다양한 혁신이 일어났지만, 무선웹은 아이폰이 나오며 비로소 열리기 시작했다. 지금 혁신적 서비스가 나오기는 버겁다. 일단 기초 단계까지 가야 하는 시점이다. 하지만 모바일은 혁신이 나오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에 우리가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네이버의 닫힌 서비스 방식이 끼친 영향도 있다고 보는데?


“그동안 네이버가 개방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맞다. 이젠 서비스를 개방해도 외부 개발자들의 참여가 없다는 고민이 있다. 네이버 지도를 누구나 가져다 부가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개방한 지 3년째지만 이를 활용한 서비스가 안 나온다.”

-싸이월드나 지식검색 이후 국내 웹에 혁신이 없는 이유는?

“국내 웹에 혁신이 드물다지만 ‘적절한 시점’도 중요하다. 국내 최초의 피자가게가 ‘혁신적’이지만, 사람들이 피자를 먹기 시작할 때 피자가게를 여는 것도 중요하다. 합리적 시점에 서비스를 결정해야 한다.”

-네이버의 내년도 모바일 전략은?

“유선으로 제공하던 대부분의 서비스를 모바일에서도 잘 제공할 수 있도록 모바일용 페이지로 서비스하고, 지도나 웹툰 등 별도의 응용프로그램으로 더 풍부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또한 10여개 이상 내놓을 방침이다.”

네이버는 모바일에서 세가지 플랫폼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이폰·안드로이드폰·윈도모바일 용으로 서비스를 내놓을 방침이다. 엔에이치엔은 최근 120명 규모의 모바일 전담 조직을 새로 꾸려, 이를 준비하고 있다.

-구글이 최근 모바일 환경에서 음성 검색을 발표해 눈길을 끄는데?

“모바일에선 좁은 자판으로 입력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음성 검색이 주목받는다. 뛰어난 기술이지만 지식검색·싸이월드와 같은 웹서비스가 기술 주도적 혁신은 아니다. 기술 경쟁이라면 구글처럼 자원이 많은 곳을 당할 수 없다. 포털은 문화상품이고, 웹과 모바일이 연결되는 경험이 중요하다. 사용자는 다양한 디바이스를 바꿔 가면서 쓰기 때문에 연결된 경험을 제공해줘야 한다. 국내 이용자들이 구글을 몰라서 안 쓰는 게 아니다. 국내 이용자 눈높이는 높다. 구글을 써봤지만 불편해서 바꾸지 않는 것이다.”

그는 “국내에선 네이버가 골리앗과 같은 지위였지만, 구글이 지배하는 글로벌과 모바일 환경에서는 반대로 네이버가 상대도 못 된다”며 “구글의 서비스와 보유 자원 앞에서 압도되고 두렵기도 하지만 오히려 한 번 해볼 만하다는 의지도 생겨난다”고 말했다. 모바일 환경에서 글로벌 업체에 ‘네이버식 서비스’로 맞서 보겠다는 말에 열의가 담겼고, 눈빛엔 생기가 돌았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사진 엔에이치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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