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스마트폰 넥서스원. 사진 AP연합.
단말기 구입 뒤 이통사 선택
미·영·싱가포르 등 판매 개시
미·영·싱가포르 등 판매 개시
세계 최대의 인터넷기업 구글이 직접 스마트폰 제조와 판매에 뛰어들었다.
구글은 5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구글이 설계하고 대만의 에이치티시(HTC)를 통해 제조한 스마트폰 ‘넥서스원’(사진)을 공개하고, 이날부터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판매에 들어갔다. 이동통신사에 관계없이 넥서스원을 사서 쓸 경우 529달러, 미국의 이통사인 티모바일의 2년 약정에 들 경우 179달러의 조건이다. 1기가헤르츠 프로세서를 탑재해 노트북 성능과 맞먹으며 500만화소 카메라, 터치화면, 착탈식 배터리, 확장메모리, 트랙볼 기능을 갖췄다. 모바일 음성 검색 등 구글의 다양한 서비스에 최적화된 스마트폰이라는 게 장점이다.
이용자가 넥서스원을 사서 자신이 원하는 이통사를 찾아가 개통한 뒤 사용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때문에 넥서스원 출시는 사업자 위주의 기존 통신시장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요소를 갖고 있다. 그동안 이통사는 자사 서비스에 맞춤화된 단말기를 공급하고 특정 요금제에 가입하는 조건으로 통신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넥서스원은 가입자가 단말기를 먼저 고르고 이통사에 찾아가 서비스를 선택하는 조건이기 때문에 이통사가 고객과 단말기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힘들어지게 된다. 세계 어디에서나 동일한 넥서스원을 구매한 뒤 각국에서 이통사를 골라 쓰면 되는 상황이다. 넥서스원은 한글도 지원한다.
그동안 구글은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개발해 단말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무료로 쓸 수 있도록 제공하고, 콘텐츠 장터인 안드로이드마켓 운영을 통해 광고 수익을 올리는 방식으로 사업모델을 운영했다. 이에 기반한 안드로이드폰은 2008년 10월 에이치티시를 통해 첫 제품을 선보인 이래 48개국의 59개 이통사를 통해 20개 단말기를 출시했다. 애플이 아이폰으로 스마트폰과 앱스토어 시장에서 패권을 강화하고 있는 것에 영향을 받아 구글도 직접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어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만들어내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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