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연말정산사이트 손질
파이어폭스·사파리로도 가능
파이어폭스·사파리로도 가능
공공 사이트의 서비스는 운영체제나 웹 브라우저에 관계없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오픈 웹’ 운동을 벌이고 있는 김기창 고려대 교수(법학)는 최근 국세청 연말정산 사이트(yesone.go.kr)를 방문했다가 확 달라진 경험을 했다.
김 교수는 컴퓨터에 리눅스 운영체제를 설치하고 구글의 크롬을 브라우저로 사용하는데, 익스플로러와 액티브엑스를 쓰지 않고 아무 문제없이 연말정산을 하고 서류를 출력까지 할 수 있었다. 공공기관이 웹 표준을 준수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익스플로러가 아닌 다른 웹 브라우저에서도 공인인증서를 불러와 정상 이용이 가능하도록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세청 연말정산 사이트는 지난 15일부터 웹 호환성 기술을 적용해, 파이어폭스와 사파리 등 여러 브라우저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그동안 공인인증서를 쓰는 정부와 민간의 사이트들은 모두 액티브엑스(ActiveX)를 사용해왔다. 김 교수는 익스플로러가 아닌 다른 브라우저에서도 공인인증서를 발급하라는 소송을 금융결제원을 상대로 냈지만 1,2심과 대법원 상고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국세청의 웹 호환성 사업을 담당한 남우창 사무관은 “전체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비용이나 기술 면에서 어려움이 별로 없었다”며 “액티브엑스 대신 모든 브라우저와 운영체제에서 작동하는 자바(JAVA) 플랫폼을 이용해 공인인증서를 불러오는 방식이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곧 홈택스 등 나머지 서비스에도 호환성 기술을 적용해 다양한 브라우저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처럼 어렵지 않게 웹 호환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 있는데도, 공인인증서를 통한 로그인을 거쳐야 하는 공공기관이나 대부분 민간기업의 인터넷 서비스는 여전히 액티브엑스 창을 띄워 특정 브라우저만을 쓰라고 요구하고 있는 게 ‘아이티 강국의 현실’이다.
구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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