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IT

누리꾼은 ‘헌법소원’ 업체들은 ‘시정요구’

등록 2010-04-07 08:52수정 2010-04-07 21:45

인터넷 실명제 관련 일지
인터넷 실명제 관련 일지
‘실효성 논란’ 인터넷 실명제
#1. 김석현(가명)씨는 잘못도 없이 경찰서에 3번이나 출석해 온라인 사기와 관련한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온라인게임 리니지를 한 적도 없지만 누군가 김씨의 이름·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계정을 만들어 사기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이미영(가명)씨는 최근 한 신용정보 사이트에서 조회해본 결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게임과 커뮤니티 사이트 10여곳에 가입된 사실을 확인했다.

#2. 국내 대표적 동영상사이트인 판도라티브이(TV)는 6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본인확인제는 국내 업체에만 적용되는 역차별”이라며 공개질의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최세훈 사장도 지난 1일 회사를 찾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실명제 적용을 받지 않는 구글 유튜브를 거론하며 역차별 시정을 요청했다. 최 위원장은 이번주 안으로 본인확인제·위치정보법 등 인터넷업계가 부당한 규제라고 지목한 문제를 다룰 대책반(TFT)를 꾸려 개선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악성 댓글로 인한 폐해를 막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인터넷 실명제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이름과 주민번호를 통한 확인은 개인정보 도용으로 엉뚱한 피해를 낳고, 트위터와 같이 온라인 영향력이 중요해진 단문블로그는 적용 대상도 아니다. 국내업체에만 적용하는 역차별 때문에 업체들의 반발은 거세다.

인터넷에서 글쓰기나 동영상 등 창작물을 올릴 때 글쓴이의 ‘본인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인터넷 실명제는 도입 당시부터 기본권 침해 논란을 일으켰다. 누리꾼 이아무개씨는 비슷한 경험을 한 2명과 함께 지난 1월25일 “인터넷 실명제는 헌법이 규정한 언론출판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청구서를 냈다.

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같은 개인정보가 중국 등지로 유출돼 단돈 1원에 팔리는 현실에서 본인 여부 확인은 실효성 논란으로 이어진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개인정보가 대부분 유출된 상황에서) 주민등록번호는 본인확인 수단으로 의미가 없어, 정책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무부처 스스로 주민번호를 통한 본인 확인의 효과가 없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등을 통한 모바일 인터넷 확산은 실명제를 더욱 무력화하고 있다. 영향력의 파급 범위와 신속성이 기존 인터넷 게시판에 비교할 수 없이 강력한 트위터는 아예 실명제 대상이 아니다. 방통위가 지난해 트위터에 대해 ‘사적 네트워크인데다 국외 서비스’라는 이유로 실명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실명제 적용 사이트가 된 블로터닷넷은 댓글 게시판을 폐쇄하고 트위터 등을 활용한 의견쓰기를 해달라고 이용자들에게 안내하기도 했다. 똑같은 의견을 기존 인터넷사이트에서 댓글을 통해 달면 실명 확인을 거쳐야 한지만, 트위터를 통해 달면 그 과정이 필요없는 셈이다.

방통위는 또 실명제 회피 논란 1년여 만에 유튜브도 본인확인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해, 국내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업체들한테는 불공정 경쟁을 강요하는 꼴이 됐다. 정부에 실명제 개선을 요구한 다음과 판도라티브이는 유튜브가 국내 1위 동영상 서비스업체로 올라선 데에는 실명제 이슈가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