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연·지연 떠나 좋은 인간관계 중요” “우리랑 함께 ‘인맥’ 한번 쌓아보실래요?” 인터넷포털 다음에서 카페 ‘인맥 커뮤니티-교육의 모든 것’(cafe.daum.net/edupower)을 운영하는 양광모(43)씨는 인맥 쌓기 전도사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이 카페에는 나이와 직업에 관계없이 ‘좋은 인맥’을 쌓고 싶어 하는 25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대학생·농부·회사원에서부터 교수·경영인·연예인·컨설턴트·연구원 등 직업도 다양하다. 양씨는 이들이 서로 ‘좋은 인맥’을 쌓아갈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고 이 인맥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거나 각자의 꿈을 성공시킬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해 왔다. “어떤 사회에서나, 누구에게나 인맥을 쌓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운명이 바뀌니까요. 그래서 사람들은 인맥을 만들어가려고 애를 씁니다.” 우리 사회는 특히 인맥이 중요시되는데, 혈연·지연·학연 같은 특정 인맥이 난무하면서 인맥이 ‘자기들만의’ 이익을 위해서만 이용되고 있다는 게 양씨의 생각이다. 이런 특정 인맥에 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성공을 위해 필요한 ‘좋은 인맥’ 쌓기가 쉽지 않다. 양씨가 추구하는 ‘좋은 인맥’이란 한마디로 ‘좋은 인간관계’다. 혈연·학연·지연을 떠나 서로에게 각자의 꿈을 실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인간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 두 가지가 전제된다. 하나는 사회가 인정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성공’을 추구해야 하고 그 다음으로 그 성공이 공동체의 행복과 일치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 전제를 벗어난 인맥은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게 되고, 자신의 성공은 물론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훼손하는 인맥으로 흐르기 쉽다.
그가 좋은 인맥 쌓기에 나선 것은 그의 남다른 이력 때문이기도 하다.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공부하다 방향을 바꿔 국문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졸업 후 입사한 회사에서 입사한 지 겨우 1년여 만에 30대 초반의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회사를 그만둔 뒤 중소 전자업체와 부동산 관련 온라인 회사를 운영한 적도 있다. 지난 2002년에는 민주노동당 후보로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한 경력도 갖고 있다. 그동안 숱한 사람들에게 지지와 후원을 받기도 했지만, 주위의 비난과 동료의 배신으로 상실감에 빠진 때도 있었다. “우리는 한평생 사는 동안 대략 3500여명의 사람을 만나고, 이 중에서 약 300여명의 사람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는다고 하더군요. 좁은 세상에서 자기에게 꼭 필요하고 좋은 인맥을 쌓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양씨는 특정한 인맥이나 영향력 있는 사람이 꼭 ‘좋은 인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자신이 위기에 처했을 때,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도움을 받아야 할 때 ‘내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인맥이 더 소중하다. 그래서 예컨대 부모나 형제, 가족 역시 소중하고 좋은 인맥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양씨는 오는 18일 서울 용산 백범기념회관에서, 카페 회원들이 오프라인에서 얼굴을 확인하고 인맥 쌓기와 성공에 관해 교육과 토론을 벌이는 세번째 ‘인맥 페스티벌’을 열 계획이다. 글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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