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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아시아 저개발국 어린이에 노트북 컴퓨터를!

등록 2010-10-04 19:36

니카라과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원랩톱퍼차일드’의 노트북 ‘엑스오’(XO)를 받아들고 환호하고 있다. “10억명에 이르는 저개발국가 어린이들에게 ‘1인 1노트북’을 보급하자”는 목표를 갖고 있는 이 협회는 현재 200만대가 보급됐거나 전달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원랩톱퍼차일드협회 제공
니카라과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원랩톱퍼차일드’의 노트북 ‘엑스오’(XO)를 받아들고 환호하고 있다. “10억명에 이르는 저개발국가 어린이들에게 ‘1인 1노트북’을 보급하자”는 목표를 갖고 있는 이 협회는 현재 200만대가 보급됐거나 전달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원랩톱퍼차일드협회 제공
원랩톱퍼차일드협회, 100달러 노트북 보급운동 펼쳐
현재 160만대 전달…한국에 아시아지부 설립 추진
“정보화 강국인 한국 정부·기업들 적극 참여했으면”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저개발국가 어린이를 위한 ‘1인 1노트북 보급’(One Laptop Per Child) 사업에 적극 나서길 기대한다.”

로드리고 아르볼레다 할라비 원랩톱퍼차일드협회 회장이 지난 1일 방한해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개발국 정보화사업에 한국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 협회는 11월 중으로 한국에 아시아지부를 설립하고,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저개발국가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노트북 보급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원랩톱퍼차일드협회는 니컬러스 네그로폰테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2005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100달러 노트북’을 만들어 저개발국가 어린이들에게 보급하자”고 제안한 것을 계기로 만들어진 비영리조직이다. 2008년 ‘엑스오’(XO)란 이름의 첫 제품이 만들어진 뒤, 현재 40개국 어린이들에게 21개 언어로 160만대가 전달됐으며, 40만대는 제작·운송 중에 있다.

이들에게 노트북을 전달하는 과정은 엠아이티 미디어랩 주도로 설계한 제품을 대만의 콴타컴퓨터에서 제작하고, 각국 정부를 비롯해 유엔 등 국제기구와 기업들의 지원으로 보급하는 형식을 띤다. 리눅스 운영체제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는 전세계 5만여 개발자와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로 개발·번역된다. 아직까지는 대당 제작비가 100달러를 웃돌고 콘텐츠와 교육훈련비 또한 추가로 들어가므로 1대 보급에 모두 250달러의 비용이 쓰이지만, 대량생산과 부품값 하락에 따라 단가가 차츰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번에 협회 수뇌부가 한국을 찾은 데는 그동안 남미와 아프리카 저개발국가를 대상으로 보급해왔던 캠페인을 아시아로 확대하기 위해 정보기술 강국인 한국을 베이스캠프로 삼겠다는 구상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할라비 회장은 “전세계 3살 이상 10억명의 어린이들이 컴퓨터 등 디지털 정보에 접근할 수 없는 곳에 살고 있다”며 “학교를 지으려 벽돌을 쌓는 것으로는 교육을 활성화시킬 수 없고 기존의 교육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해진 대로 가르치는 것에서 스스로 배우는 방식으로 교육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를 위해선 아이들마다 컴퓨터를 안겨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우루과이, 페루, 르완다 등은 국가가 주도적으로 이 사업에 나서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페루 정부는 어린이들에게 100만대의 100달러 노트북을 보급하기로 했으며, 우루과이는 이미 38만명에 이르는 전국의 초등학생 전원에게 노트북 보급을 완료한 데 이어 중·고등학생들로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대량학살과 전쟁으로 참상을 겪은 르완다와 팔레스타인 가자지역에서는 이 노트북이 평화의 상징이 되고 있다. 학교가 파괴되고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이 많은 이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자기 소유의 노트북은 정보화 도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르완다 정부는 유엔 등 국제기구의 도움을 받아 초등학생 220만명에게 2012년까지 노트북을 지급하기로 하고, 학습 콘텐츠 제작과 교사 교육 등을 위해 키갈리에 연구지원센터를 설립했다.

국내에 설립될 협회 아시아지부 대표를 맡은 이재철씨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의 정보화를 지원해온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이 캠페인을 통해 한국과 국내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며 “특히 통일과 그 이후를 대비해 북한을 염두에 둔 캠페인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각국을 상대로 홍보할 계획”이라며 “한국이 주도적으로 나서기 좋은 계기”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과학기술부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와 국내 주요 기업들과 캠페인 참여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을 두고는 약간의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인도 정부는 “100달러 피시도 비싸다”며 한때 10달러 수준의 피시 자체제작을 시도했으나, 지난해 이를 포기하고 이 협회와 계약을 맺고 25만대의 엑스오를 주문했다. 제3세계 저가 피시 시장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등 피시 업계는 협회의 ‘비영리적 시도’가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히는 등 협회와 불편한 관계다.


할라비 회장은 “피시 값의 절반은 마케팅과 세일즈 몫이며 이들 기업은 아이들을 시장으로 여긴다”며 “원랩톱퍼차일드의 목표는 컴퓨터 제조사가 아니고, 사회적 교육과 공헌에 관한 프로그램이다”라고 말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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