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내놓은 ‘한국형 앱스토어’가 쏠쏠한 재미를 맛보고 있다. 애플의 앱스토어, 구글의 안드로이드마켓 등 글로벌 강자들이 지배하는 온라인 콘텐츠장터에서 소리없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은 지난해 9월 자사 스마트폰 이용자용으로 문을 연 ‘티스토어’의 가입자가 1년 새 300만명을 넘어섰으며, 내려받기도 1500만건을 넘었다고 최근 밝혔다. 자사가 보급한 안드로이드폰이 200만대를 돌파하면서, 티스토어 가입자도 한달에 50만명씩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이런 분위기는 애초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이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 그동안 네이트·매직엔·오즈 등 국내 이동통신사가 운영해온 국내용 콘텐츠장터가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마켓 등 글로벌 온라인 콘텐츠장터로 대체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던 탓이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1년 전만 해도 ‘이통사 기반의 앱스토어는 성공할 수 없다’는 부정적 시각이 많았다”며 “지난 1년간 개발자들을 적극 지원하고 국내 사용자를 위한 생활밀착형 콘텐츠를 개발한 결과 자생력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티스토어 안에 ‘숍인숍’ 형태로 들어 있는 삼성앱스의 이용도 부쩍 활발해졌다. 지난 8월 중순 400만건에 그쳤던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삼성앱스 내려받기 누적건수는 이달 초엔 800만여건을 기록해 한달여 만에 갑절로 늘어났다.
모바일뿐만 아니라 유선인터넷용 콘텐츠장터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네이트 앱스토어를 운영하는 에스케이(SK)커뮤니케이션즈는 이달 초 누적 매출이 2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과거엔 매출 1억원을 돌파하기까지 4개월이나 걸렸지만, 최근 들어선 1주일에 매출이 1억원씩 늘어날 정도로 성장속도가 가파르다. 특히 소셜게임 등 사회관계망 기반 서비스들의 매출증가가 두드러진다. 안철수연구소의 사내벤처 고슴도치플러스의 경우, 네이트 앱스토어 전체 매출에서 4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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