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가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윈도폰7 발표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 대만 에이치티시(HTC) 등이 만든 9종류의 윈도폰7을 소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새달부터 30개국가에 출시
아이폰·안드로이드폰 겨냥
광고비 1억달러 이상 책정
콘텐츠 확충이 최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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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폰7’을 들고 스마트폰 무대에 다시 올라온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엠에스는 개인용컴퓨터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이고, 일찍부터 ‘윈도 모바일’ 운영체제를 개발해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3년 전 등장한 애플 아이폰에 무참한 패배를 당하고 물러났다. 구글 운영체제를 채택한 안드로이드폰 역시 짧은 기간에 급속한 성장을 이루며 애플과 경쟁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분야에서 엠에스는 존재감을 잃어버렸다.
엠에스는 지난 11일(미국시각) 새로운 스마트폰 운영체제 ‘윈도폰7’을 공개하며 다음달부터 한국을 비롯한 30개국 60개 이동통신사를 통해 제품을 내놓는다고 밝혔다. 윈도폰7은 엠에스에 있어 또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스마트폰 분야에서 모든 것을 건 ‘필사의 승부수’다.
엠에스는 그동안의 전략을 180도 바꿨다. ‘윈도모바일’이란 이름도 버리고, 6.5버전까지 나왔던 윈도모바일과의 호환성도 포기했다. 하드웨어의 규격과 조작방법을 정해놓고, 단말기 제조사와 이통사의 반발에 불구하고 엠에스가 통제하기로 했다.
윈도폰7에 대한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애플과 구글이 채택한 아이콘 방식을 선택하지 않고, ‘타일’이라는 메뉴를 통해 벽돌을 쌓듯 다양한 기능을 불러오고 그 안에서 콘텐츠가 업데이트되는 내용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사람·게임 등 6개의 핵심 메뉴(허브)는 정보의 형식과 종류에 무관하게 한곳에서 다 연결시켜 작동할 수 있어 혁신적이다.
하지만 성패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현재 5% 수준인 엠에스의 스마트폰 운영체제 점유율이 2014년에 9.8%로 성장할 것이라 보는 전망(시장조사회사 IDC 보고서)도 있고, 가트너그룹처럼 되레 3.9%로 떨어질 것으로 보는 곳도 있다.
아무튼 성능과 별개로 윈도폰7이 넘어야 할 고개가 높고 험하다. 무엇보다 과거의 이미지와 쌓아온 유산과 결별해야 한다. 시장조사회사인 <양키그룹리서치>는 “윈도모바일이 사용자들에게 나쁜 인상을 남긴 탓에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인기가 높은 시장에서 고객들을 다시 유인하기 힘들어졌다”고 평가했다. 국내의 경우 옴니아폰 사용자들을 내버려둔 채 옴니아7을 팔아야 하는 난처한 상황이 되는 것이다.
과감한 마케팅은 필수적이다. 엠에스는 출시 광고에 1억달러 넘게 쏟아부을 예정이다. 현재 미국에서 선보인 광고는 기존 스마트폰들이 과도할 정도로 사용자를 몰입시키는 잘못된 폰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를 ‘스마트폰 공해’로부터 구해낼 윈도폰7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티브 발머 엠에스 최고경영자는 “스마트폰은 현재 휴대전화 사용자의 20%만 사용하고 있는, 초기단계의 시장”이라고 말했지만, 애플과 구글의 경쟁에서 보듯 스마트폰 생태계에서 선점효과는 상당하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엠에스에 있어 윈도폰7은 스마트폰 분야에서 ‘마지막 기회’”라며 “외부개발자들을 끌어모으는 데 실패할 경우 엠에스는 윈도폰7을 끝으로 모바일 운영체제에서 손을 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윈도폰7의 특성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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