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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모바일 포식자’ 구글·애플을 견제하라

등록 2010-10-26 20:18

“더 밀리면 죽는다”…전세계 이통사들 위기의식 커져
SKT와 중국·유럽업체 운영체제·통합앱장터 개발 돌입
‘플랫폼 중립화’ 깃발…혼전 예상 속 ‘호환성’이 과제
‘구글과 애플의 영향력 확대를 막아라.’

세계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구글과 애플에 빼앗긴 시장 생태계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반격을 본격화하고 있다. 개별 혹은 연합으로 구글과 애플의 ‘창’을 무디게 만들 전략 마련을 서두르고 있고, 일부는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한결같이 더 물러나면 생존 기반을 잃을 수 있다는 각오로 나서는 모습이다. 구글과 애플이 커진 영향력을 기반으로 ‘초심’을 버리는 행태를 보이면서 이동통신 사업자 진영에 힘이 실리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26일 이동통신 업체 쪽의 말을 들어보면, 중국 차이나모바일은 ‘안드로이드 플러스(+)’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안드로이드폰에서 구글의 검색·전자우편·일정·지도 등을 모두 걷어내고 자체 것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안드로이드폰을 공급하되, 구글의 영향력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차이나모바일은 이와 별도로 독자적인 모바일 운영체제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의 다른 이동통신 사업자와 휴대전화 제조업체들도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국과 스페인 등 유럽 주요 나라의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별도의 스마트폰 운영체제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주요 이동통신 업체 최고경영자들은 최근 비공개 회의를 열어, 독자 모바일 운영체제 개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리모(LiMo)’를 통해서도 모바일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있다. 리모는 세계 이동통신 사업자와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재단이다. 에스케이텔레콤(SKT) 역시 독자 운영체제 개발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정만원 에스케이텔레콤 사장은 지난 25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부가서비스를 외부 개발자에게 개방해 애플의 아이튠스와 같은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발표한 뒤, “장기 과제로 독자 운영체제를 개발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리모는 참여 업체들이 많아 속도가 나지 않는다”며 “차이나모바일이나 유럽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독자 운영체제 개발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이와 별도로 ‘통합앱장터’(WAC)를 만들어 애플과 구글의 ‘앱스토어’를 무력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이사멤버들이 지난 2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전시회 행사장에 모여 구글과 애플의 영향력을 무력화하는 방안으로 통합앱장터를 구축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내년 2월로 예정된 전시회에서 통합앱장터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대거 선보이기로 했다. 통합앱장터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중국의 화웨이 등에서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앱장터 참여 업체도 16개에서 48개로 늘었다.

우리나라 이동통신 업체들은 이와 별도로 ‘한국형 통합앱장터’(K-WAC)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에스케이텔레콤을 추진단장 업체로 선정하고, ‘콘파냐’란 이름의 단말기 플랫폼 표준까지 마련했다. 내년 상반기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뒤 5월쯤 이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내놓는다는 일정도 내놨다. 하성민 에스케이텔레콤 이동통신부문 사장은 “한국형 통합앱장터가 통합앱장터와 호환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모바일 생태계를 보호하고, 플랫폼 중립화를 위한 것”이란 명분을 앞세운다. 정만원 에스케이텔레콤 사장은 ‘구글이 안드로이드폰에 자사 검색 서비스를 기본 탑재하라고 한다는 얘기가 있다’는 지적에 “당연한 요구”라고 하면서도 “그래서 서비스 플랫폼 중립화를 위해서는 구글과 애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별도 운영체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가입자를 갖고 있는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쓰겠다고 하면 성공한다”고 말했다.

림, 노키아, 구글,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등에 이어 이동통신 사업자들까지 독자 운영체제를 가질 태세를 보이면서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은 혼전이 예상된다. 하성민 사장은 “주도권 싸움에 따라 운영체제가 다양하게 등장하는 상황은 피할 수 없게 됐고, 앞으로는 각 운영체제 사이의 호환성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구글과 애플 등이 앞세우는 서비스를 이들 업체보다 먼저 내놨다. 하지만 ‘독식’ 욕심에, 외부 개발자에게 개방해 서비스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노력을 게을리해 주도권을 빼앗겼다. 정만원 사장은 “뼈저리게 반성한다”고 말했다. 늦었지만 이동통신 업체들이 반성하고 반격에 나서는 게 이용자들에게 애플과 구글이 가져다준 것 이상의 기회로 다가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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