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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노키아 심비안, 1위에서 나락으로

등록 2010-10-27 09:02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운영체제로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심비안을 활용해 제품을 만들었던 업체들. 이들 대부분은 이제 심비안 기반의 기기를 만들지 않는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운영체제로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심비안을 활용해 제품을 만들었던 업체들. 이들 대부분은 이제 심비안 기반의 기기를 만들지 않는다.
‘모바일 OS’ 1위지만 ‘구닥다리’로 찍혀 퇴출위기
스마트폰 세계 치열한 경쟁·찰나적 영광 보여줘
“무대 위에 올라온 더 젊고 예쁜 여배우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내줘야 하는, 나이 들어가는 여배우와 같은 신세가 심비안이다.”

최근 국외 한 정보기술 전문지는 노키아 심비안의 저물어가는 인기를 이렇게 비유했다. 심비안은 세계 최대의 모바일 기기 제조회사인 노키아가 만들어, 개방형(오픈소스)으로 운영하고 있는 스마트폰 운영체제(OS)다.

스마트폰이 대중화하기 한참 전인 2001년부터 출시된 심비안 운영체제는 한때 점유율 80%를 넘나들며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최강자였지만 갈수록 인기가 떨어지고 있으며, 현재는 존폐 여부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심비안 기반의 모바일 기기는 3억대 넘게 보급됐으며, 하락했다고는 해도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에서 여전히 41%의 점유율로 경쟁자를 크게 앞서고 있는 ‘1위 업체’다. 하지만 점유율 1위의 심비안이 부닥친 ‘속 빈 강정’의 현실은 이 분야가 얼마나 경쟁이 치열하며, 과거의 영화가 허무하게 사라져버리는지를 말해준다.

노키아는 2008년부터 심비안을 오픈소스로 개방해 세계 주요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참여한 재단 형태로 운영하고 있지만 최근 구성원들이 이탈하면서 존립이 위태로워지고 있다. 소니에릭슨은 지난달 더이상 심비안 기반 스마트폰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심비안재단에서 주요한 역할을 해온 삼성전자도 최근 개발자 사이트를 통해 심비안과의 결별을 통보했다. 삼성은 심비안 개발자랩을 폐쇄하고 심비안포럼도 없애며, 콘텐츠장터인 삼성앱스에서 심비안 기반 앱도 들어낼 예정이다. 모토롤라는 이보다 한참 앞선 2008년 심비안을 떠나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옮긴 바 있다.

결국 주요 휴대전화 제조사로는 노키아만 남게 되었고, 이로써 심비안은 더이상 오픈소스 운영체제로의 의미가 사라지게 됐다. 급기야 이번주 초 심비안재단 대표인 리 윌리엄스마저 대표직을 사임해, 심비안의 앞날은 지극히 불투명해졌다. 회원사들의 출연금으로 운영되는 심비안재단은 삼성, 소니에릭슨 등이 이탈함에 따라 그 운영경비마저 조달이 어려워지게 됐다.

개발된 지 10년이 넘고 3억대에 채택되는 동안 심비안은 전력 효율과 안정성 등 기술적 측면에서 강점을 보여왔지만, 스마트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과거의 장점과 자산이 오히려 새로운 혁신의 부담으로 작용해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2007년 애플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게임규칙이 바뀌어버린 게 심비안 몰락의 계기다.

특히 사용자 조작환경(UI)과 외부개발자 지원에서 애플과 구글에 밀려난 게 갈수록 회복하기 힘든 격차로 자리잡았다. 아이폰이 멀티터치가 가능한 전면 엘시디 화면의 조작방식으로 스마트폰 사용환경을 일대 혁신하고 손쉬운 개발도구 지원과 앱스토어로 개발자 생태계를 만들어낸 것에 비교하면 심비안은 두 측면에서 ‘구닥다리’라는 평가를 받는다. 뒤늦게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만든 구글은 애플식 장점을 빠르게 수용하며 격차를 좁혔지만, 심비안은 10여년간 다양한 방식의 개발플랫폼을 운영하고, 자판 중심의 사용자 환경을 유지한 게 오히려 걸림돌이 됐다.


전문가들은 노키아가 심비안을 깁고 고쳐서 부활시킬 수 있을지, 마이크로소프트처럼 과거를 버리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갈아탈지에 대해 다양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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