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재단이 3개국 언어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제공하고 있는 ‘올리볼리 그림동화’. 사진 다음 제공.
다음- 다문화 돕는 현지어 그림책, 자원봉사 힘입어 60편 결실
네이버-‘책을 통한 사회공헌’ 주력, 시골마을도서관 191곳 지어
네이버-‘책을 통한 사회공헌’ 주력, 시골마을도서관 191곳 지어
엔에이치엔(NHN)과 다음, 두 맞수 포털이 꾸려온 사회공헌 사업들이 하나둘 열매를 맺고 있다. 다음은 미디어를 이용한 다문화 콘텐츠 제작과 보급사업을, 엔에이치엔은 마을도서관과 책보내기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오고 있다. 각각 모양새는 다르지만, 정보화 기업답게 ‘지식 기부’를 통해 그늘진 곳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하는 노력이다.
■ 다음 다음세대재단은 3일 ‘올리볼리 그림동화’ 60여편 제작발표회 행사를 연다. ‘올리볼리 그림동화’는 몽골,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등 국내 이주민이 많은 나라의 그림책을 해당국 언어, 한국어, 영어 등 3개 나라말과 글로 번역해 인터넷(ollybolly.org)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서비스하는 ‘다문화 콘텐츠’다.
그동안 다문화 지원사업은 이주여성들의 한국생활 적응을 돕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 때문에 정작 ‘문화’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동남아 각국의 여행 정보와 먹을거리 정보는 넘쳐났지만, 이주민이 많은 이들 나라의 문화는 제대로 소개돼 있지 않다. 다문화가정에선 엄마가 아이에게 동화를 읽어주려 해도, 낯설고 서툰 한국어로 된 책밖에 없는 현실이다. 문효은 다음세대재단 대표는 “국내의 그림동화책은 원작이 영어인 게 90%를 넘고 나머지도 대부분 중국과 일본의 콘텐츠”라며 “이들 나라의 그림동화를 구하는 것부터가 만만찮은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콘텐츠를 구해 초벌번역을 한 뒤 대상을 고르고 저작권 협상을 하는데, 선례가 없는 일이라 단계마다 넘어야 할 고비도 많았다. 첫 시도였지만 울림은 컸다. 콘텐츠 제작에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몰렸다. 취지에 공감한 이들 나라의 대사 부인들이 현지어 녹음에 나서고, 국내에선 박정자, 김세원, 윤석화, 유열, 신애라, 문소리 등 저명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했다. 3개국어 애니메이션으로 변신한 그림책은 모두 해당나라로 전달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몽골의 국민 동화작가로 대우받는 다쉬돈독은 동화가 3개국어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것을 보고 감동해 자신의 모든 작품에 대한 2차 저작권을 재단에 기부하기까지 했다. 작가는 한국만이 아니라 몽골의 어린이들에게 그림책을 더 많이 읽힐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총괄실장은 “올리볼리 그림동화는 다문화가정의 어린이들과 엄마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우리 사회의 아이들에게 다문화를 알리기 위한 목적도 크다”며 “인터넷 댓글 등에서 ‘우리 일자리를 뺏는다’는 식으로 나타나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미움과 비하는 심각할 정도”라고 말했다.
현재 아시아 5개 나라 60여편인 애니메이션은 올해 안에 아랍권과 아프리카, 남미권의 콘텐츠로 확대돼 120여편으로 보강될 예정이다. 자국어 온라인 그림동화가 드문 이들 제3세계 국가 고유의 이야기가 국내에서 인터넷 콘텐츠로 기부됨에 따라, 자국어 문화를 접하기 힘들던 많은 이들이 이를 누릴 수 있게 된다. ■ NHN 엔에이치엔은 온라인 기부의 새 지평을 연 해피빈재단(happybean.naver.com)을 통해 참여자의 다양한 기부 의도에 따른 지원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주력하는 분야는 작은 도서관 짓기와 책보내기 사업이다. 엔에이치엔의 사회공헌활동은 ‘책을 통한 지식 확산’이 중심이다. 인터넷으로 인해 책을 멀리한다는 세간의 평가와는 정반대다. 인류의 오랜 지혜와 지식이 담긴 책이 정보화사회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콘텐츠이자, 젊은이들의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주는 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엔에이치엔은 올해 해피빈재단과 별도로 40억원 규모의 문화재단을 만들었다. 앞서 지난 2005년부터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해 산골이나 외딴섬의 학교에 마을도서관을 짓고 3000권씩의 책을 기부해왔다. 정보화 혜택을 누리기 힘들고 고령화와 도시화로 활기를 잃어가는 마을에 문턱 낮은 도서관을 만들어 지난날 사랑방이나 빨래터와 같은 곳이 되도록 하려는 목적에서다. 마을도서관은 아이들이 가는 학교에 있지만, 기증하는 책의 30%는 어른용 책이다. 아이들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책을 빌리러 마을도서관을 자주 드나들며 자연스레 마을사람끼리 어울릴 수 있다. 지난달 191번째로 경남 산청군 삼장초등학교에 마을도서관을 개설했고, 이제껏 57만권의 책을 지원했다. 재단은 도서관이 없는 지역을 위해 ‘책읽는 버스’ 4대를 운영하며 전국의 외딴곳에 책을 싣고 찾아가고 있다. 이달의 책으로 선정된 책을 구입해 읽고 편의점이나 서점에 반납하면 50%의 책값을 돌려준 뒤 책을 전국 도서관에 보내는 ‘북리펀드’와 지식인들이 서재와 독서 편력을 공개하고 책을 추천하는 ‘지식인의 서재’를 운영하며, 인터넷 시대에 독서의 중요성을 확산시키고 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엔에이치엔(NHN)은 전국 오지의 191개 학교에 마을도서관을 만들어 책을 통한 지식 나눔과 공동체문화 만들기에 노력해왔다. 사진 NHN 제공.
그동안 다문화 지원사업은 이주여성들의 한국생활 적응을 돕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 때문에 정작 ‘문화’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동남아 각국의 여행 정보와 먹을거리 정보는 넘쳐났지만, 이주민이 많은 이들 나라의 문화는 제대로 소개돼 있지 않다. 다문화가정에선 엄마가 아이에게 동화를 읽어주려 해도, 낯설고 서툰 한국어로 된 책밖에 없는 현실이다. 문효은 다음세대재단 대표는 “국내의 그림동화책은 원작이 영어인 게 90%를 넘고 나머지도 대부분 중국과 일본의 콘텐츠”라며 “이들 나라의 그림동화를 구하는 것부터가 만만찮은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콘텐츠를 구해 초벌번역을 한 뒤 대상을 고르고 저작권 협상을 하는데, 선례가 없는 일이라 단계마다 넘어야 할 고비도 많았다. 첫 시도였지만 울림은 컸다. 콘텐츠 제작에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몰렸다. 취지에 공감한 이들 나라의 대사 부인들이 현지어 녹음에 나서고, 국내에선 박정자, 김세원, 윤석화, 유열, 신애라, 문소리 등 저명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했다. 3개국어 애니메이션으로 변신한 그림책은 모두 해당나라로 전달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몽골의 국민 동화작가로 대우받는 다쉬돈독은 동화가 3개국어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것을 보고 감동해 자신의 모든 작품에 대한 2차 저작권을 재단에 기부하기까지 했다. 작가는 한국만이 아니라 몽골의 어린이들에게 그림책을 더 많이 읽힐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총괄실장은 “올리볼리 그림동화는 다문화가정의 어린이들과 엄마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우리 사회의 아이들에게 다문화를 알리기 위한 목적도 크다”며 “인터넷 댓글 등에서 ‘우리 일자리를 뺏는다’는 식으로 나타나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미움과 비하는 심각할 정도”라고 말했다.
엔에이치엔(NHN)은 전국 오지의 191개 학교에 마을도서관을 만들어 책을 통한 지식 나눔과 공동체문화 만들기에 노력해왔다. 사진 NHN 제공.
현재 아시아 5개 나라 60여편인 애니메이션은 올해 안에 아랍권과 아프리카, 남미권의 콘텐츠로 확대돼 120여편으로 보강될 예정이다. 자국어 온라인 그림동화가 드문 이들 제3세계 국가 고유의 이야기가 국내에서 인터넷 콘텐츠로 기부됨에 따라, 자국어 문화를 접하기 힘들던 많은 이들이 이를 누릴 수 있게 된다. ■ NHN 엔에이치엔은 온라인 기부의 새 지평을 연 해피빈재단(happybean.naver.com)을 통해 참여자의 다양한 기부 의도에 따른 지원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주력하는 분야는 작은 도서관 짓기와 책보내기 사업이다. 엔에이치엔의 사회공헌활동은 ‘책을 통한 지식 확산’이 중심이다. 인터넷으로 인해 책을 멀리한다는 세간의 평가와는 정반대다. 인류의 오랜 지혜와 지식이 담긴 책이 정보화사회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콘텐츠이자, 젊은이들의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주는 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엔에이치엔은 올해 해피빈재단과 별도로 40억원 규모의 문화재단을 만들었다. 앞서 지난 2005년부터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해 산골이나 외딴섬의 학교에 마을도서관을 짓고 3000권씩의 책을 기부해왔다. 정보화 혜택을 누리기 힘들고 고령화와 도시화로 활기를 잃어가는 마을에 문턱 낮은 도서관을 만들어 지난날 사랑방이나 빨래터와 같은 곳이 되도록 하려는 목적에서다. 마을도서관은 아이들이 가는 학교에 있지만, 기증하는 책의 30%는 어른용 책이다. 아이들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책을 빌리러 마을도서관을 자주 드나들며 자연스레 마을사람끼리 어울릴 수 있다. 지난달 191번째로 경남 산청군 삼장초등학교에 마을도서관을 개설했고, 이제껏 57만권의 책을 지원했다. 재단은 도서관이 없는 지역을 위해 ‘책읽는 버스’ 4대를 운영하며 전국의 외딴곳에 책을 싣고 찾아가고 있다. 이달의 책으로 선정된 책을 구입해 읽고 편의점이나 서점에 반납하면 50%의 책값을 돌려준 뒤 책을 전국 도서관에 보내는 ‘북리펀드’와 지식인들이 서재와 독서 편력을 공개하고 책을 추천하는 ‘지식인의 서재’를 운영하며, 인터넷 시대에 독서의 중요성을 확산시키고 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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