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수신 정확도 떨어져
오차 47m로 기준치의 5배
애플 운영체제 비공개 탓
데이터 보정작업도 어려워
‘앱’ 정확성 기준 제시해야
오차 47m로 기준치의 5배
애플 운영체제 비공개 탓
데이터 보정작업도 어려워
‘앱’ 정확성 기준 제시해야
취미가 여행인 아이폰3지에스(Gs) 사용자 안강명(서울 마포구)씨는 운전석에 앉아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내비 앱)을 작동시킬 때마다 ‘오늘은 제발 말썽부리지 말라’고 주문을 건다. 아이폰에 케이티(KT)의 ‘올레 내비’ 앱을 내려받아 사용하고 있는데, 운전중 갑자기 작동을 멈추거나 엉뚱한 길로 안내해 아찔한 경험을 종종 했기 때문이다. 낯선 지방도시에서 갑자기 작동을 멈춘 내비 앱을 재작동시키다 사고를 낸 적도 있다. 실제로 아이폰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올레 내비’ 게시판에는 내비 앱의 갑작스러운 작동 중단과 오류로 사고 위기를 경험했다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 아이폰, GPS 수신 정확도 오차 커 사용자가 100만명을 웃도는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3지에스가 내비 앱을 사용할 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내비 앱의 핵심 기능이라 할 위성항법신호(GPS) 수신 정확도가 다른 스마트폰에 견줘 크게 떨어진다.
28일 <한겨레>가 국내의 한 아이폰용 내비 앱 개발업체로부터 단독 입수한 ‘주요 스마트폰별 지피에스 수신 정확성 테스트 자료’를 보면, 아이폰3지에스(AIP-16)의 수신 정확도가 오차 범위 허용치를 크게 벗어났다. 지난 8~9일 경기도 분당에서 측정한 것을 보면, 위성항법신호 수신 데이터의 평균 오차가 삼성전자의 갤럭시에스(S)(SHW-M110S)가 9.5m, 구글의 넥서스원은 4.7m, 에이치티시(HTC)의 디자이어 에이치디(HD)(A9191)는 5.3m인 데 비해, 아이폰은 47.0m로 측정됐다. 내비 앱 개발업체 사장은 “내비게이션으로 쓰이려면 위성항법신호 수신 데이터의 평균 오차가 10m를 넘지 않아야 한다”며 “내비 앱을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주요 스마트폰의 위성항법신호 데이터 오차를 측정한 이유에 대해 “누리집 게시판에 올라온 고객 불만 내용의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측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폐쇄형 아이폰 운영체제 탓도 아이폰의 위성항법신호 수신 정확도가 다른 제품에 견줘 떨어지는 근본 원인은 기기가 위성항법신호를 제대로 수신하지 못해서다. 여기에 애플의 폐쇄적인 아이폰 운영체제 정책 탓도 크다. 현재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채택한 스마트폰용 내비 앱 개발업체들은 이른바 ‘맵 매칭’이라는 기술을 활용해 위성항법신호 데이터의 오차를 보정해준다. 맵 매칭이란 데이터와 실제 위치 사이의 오차를 기술적으로 수정해주는 것을 말한다. 이를 이용하면 스마트폰이 수신한 위성항법장치 데이터가 가리키는 위치가 건물이나 산이더라도 운전자가 보는 화면의 지도에는 찻길로 제대로 표시된다.
문제는 아이폰에는 이런 데이터 보정 기술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애플이 아이폰 운영체제의 설계도와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꽂이(API)를 공개하지 않아 관련기술을 접목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이 아이폰에 티맵을 탑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케이티 역시 아이폰3지에스로 내비 앱을 사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케이티 관계자는 “위성항법장치 수신도 자료를 건네받아 기능상 오류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케이티 쪽은 “내비 앱의 갑작스러운 동작 중단과 오류는 내비 앱의 안정성과 스마트폰 칩의 성능 탓으로도 발생한다”며 “위성항법신호 데이터 오차만으로 아이폰3지에스가 내비 앱 사용에 적합하지 않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용자 피해 예방을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한 이동통신회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품질 인증 때 위성항법 수신 감도를 측정해 사용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줄 것”을 주문했다. 조정권 교통안전공단 안전정보센터장은 “정부가 내비 앱의 안정성과 정확성에 대한 기준을 제시해 이용자들이 내비 앱을 선택하는 잣대로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는 6월 말 개인휴대전화 서비스를 중단하려는 케이티가 3세대 이동통신으로 전환하는 개인휴대전화 가입자들에게 아이폰3지에스를 무상 제공하기로 해 국내 아이폰3지에스 사용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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