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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법 잊어라’ 움직임 잡는 게 기술이다

등록 2011-04-11 20:33수정 2011-04-12 10:07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기 엑스(X)박스 360은 카메라와 적외선 센서를 이용해 사용자의 동작과 표정을 인식하는 ‘키넥트’ 기술을 적용했다. 엠에스는 키넥트 기술이 게임기를 넘어 티브이와 컴퓨터, 의료기기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지난 2월 개발도구(SDK)를 공개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제공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기 엑스(X)박스 360은 카메라와 적외선 센서를 이용해 사용자의 동작과 표정을 인식하는 ‘키넥트’ 기술을 적용했다. 엠에스는 키넥트 기술이 게임기를 넘어 티브이와 컴퓨터, 의료기기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지난 2월 개발도구(SDK)를 공개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제공
컨트롤러 필요없는 게임기 ‘키넥트’ 1000만대 판매
몸 움직여 게임 즐겨…TV 등 동작인식 제품 확대
최근 인기를 누리고 있는 디지털 제품들은 ‘고매한 품성’을 지녔다.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벼 이삭처럼, 성숙한 디지털 기술은 스스로를 낮춘다. 뛰어난 기술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수준을 넘어 아예 존재 자체가 사라져버린다. 사용하는 사람이 기술의 존재나 특성을 의식하지 않으며, 사용법을 배울 필요가 없는, 말 그대로 ‘보이지 않는’ 기술이다.

'키넥트’, 온몸이 컨트롤러 구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콘솔게임기 ‘엑스(X)박스’에서 첫선을 보인 동작인식 기술 ‘키넥트’가 대표적이다. 2006년 등장한 닌텐도의 ‘위’(Wii)가 손에 쥐는 컨트롤러로 동작인식 기술을 개척했다면, 키넥트는 사람의 온몸이 컨트롤러가 되어 기기를 작동시키는 방식으로 동작인식 기술의 지향점과 응용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키넥트는 카메라와 입체를 인식하는 적외선 센서를 통해서 사람 몸의 48곳을 감지해 동작을 읽어낸다. 각자의 체형이나 골격 구조를 기반으로 관절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방식인데, 갈수록 인식 수준이 정교해지고 있다. 동작은 물론 얼굴 표정과 목소리도 인식할 수 있다. 게이머는 컨트롤러의 버튼 조작법을 익힐 필요가 없다. 화면에 펼쳐진 무대에서 평소 운동이나 게임을 하듯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키넥트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뒤 넉달 만에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해, 최단기간 최다판매를 한 기기로 기록됐다.

키넥트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스티브 발머 엠에스 최고경영자는 올해 초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이 기술을 티브이(TV)와 컴퓨터 조작에 적용한 것을 시연하며 미래의 핵심기술로 소개했다. 윈도용 키넥트 개발도구도 공개했다. 최근 키넥트 기술은 의료진이 환자의 신체에 직접 접촉하지 않고도 초음파검사와 같은 진료에 활용하는 사례가 소개되면서 의료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조작법 잊어라’ 움직임 잡는 게 기술이다
‘조작법 잊어라’ 움직임 잡는 게 기술이다
버튼 최소화한 ‘매직모션 리모컨’ 엘지(LG)전자가 스마트티브이 조작방식으로 선보인 ‘매직모션 리모컨’도 직관적 작동법으로 눈길을 끄는 제품이다. 이 리모컨은 단지 전원, 확인, 소리 버튼만을 장착한 채 사용자의 동작을 인식해 작동한다. 인터넷티브이 시장에서 지나치게 많고 복잡한 버튼이 되레 사용 불편으로 이어지는 딜레마를 풀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기능이 늘어날수록 이를 조작하는 방식이 단순해지는 현상은 다른 제품에서도 나타난다. 구글의 태블릿피시 전용운영체제 허니콤 기반 첫 제품인 모토롤라의 ‘줌’은 앞면에 물리적 작동버튼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뒷면에 전원 스위치가 있을 뿐 표면은 한 장의 유리일 뿐이다. 모든 작동은 화면 터치로 이뤄진다. 엠에스가 최근 출시한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9’도 조작 버튼의 크기와 수를 줄여, 브라우저는 최소화하고 콘텐츠는 두드러지도록 했다.

차강희 엘지전자 홈엔터테인먼트디자인연구소장은 “최근 티브이, 스마트폰, 태블릿피시 등 트렌드를 이끄는 제품에서 버튼의 사용성은 거의 사라지는 추세”라며 “이제껏 첨단 기술을 채택한 제품들은 새 기능을 겉으로 드러내 작동시킬 때마다 번쩍이게 하는 방식으로 동작 여부를 과시했는데 최근의 첨단 기술은 겉으로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가장 심오한 기술은 사라져버리는 기술” 조작법을 따로 익히지 않아도 되는 쉬운 기술은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림과 마우스로 작동시키는 그래픽사용자환경(GUI)의 윈도와 매킨토시는 명령어를 외워서 입력해야 했던 도스(DOS) 방식으로는 불가능했을 개인용컴퓨터(PC) 대중화시대를 열었다. 아이들도 능숙하게 작동시킬 수 있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성공비결로는 학습이 필요 없는 직관적 사용성이 꼽힌다. 구글이 선보인 음성 검색도 입력이 불편한 스마트폰에서 활용도가 높은 직관적 기술이다.

애플과 엠에스가 함께 ‘베낀’ 그래픽사용자환경을 최초로 개발하고 태블릿피시 등 직관적 기술의 모태가 된 제록스의 팰로앨토연구소 복도에는 유명한 문구가 새겨져 있다.


“가장 심오한 기술은 사라져버리는 기술이다. 뛰어난 기술은 일상생활 속으로 녹아들어가 식별할 수 없게 된다.” 이 연구소의 마크 와이저 박사가 1991년 유비쿼터스 컴퓨팅 개념을 창시하며 제시한 말이다. 바야흐로 ‘보이지 않는, 겸손한 기술’이 사용자를 매혹시키는 시대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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