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사용자의 위치정보 저장 및 전송 방식을 고친 새로운 운영체제 아이오에스(iOS) 4.33을 5일 새벽(한국 시각) 5시부터 전세계에서 동시 배포에 나섰다. 아이폰3지에스(Gs)와 아이폰4, 아이패드 이용자 모두 새로운 운영체제로 업데이트를 해야, 모바일 단말기와 사용자 피시(PC)에 위치정보가 저장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애플은 이날 업데이트 공지에서 ’위치 데이터베이스 캐시’를 변경했다며 “위치정보 캐시 파일의 크기를 축소하고, 아이튠스를 통해 사용자 컴퓨터에 이 정보를 백업하지 않으며, 위치정보 서비스를 끄면 캐시를 완전히 삭제한다”고 밝혔다. 이번 업데이트가 적용되는 모델은 아이폰 4와 3Gs, 아이패드(2 포함), 아이팟터치(3세대, 4세대) 제품이다.
애플은 업데이트 알림에서 상세한 변경 사항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날 <컴퓨터월드> 등 미국 정보기술 전문매체에 따르면, 아이오에스4.33 버전은 아이폰에 저장하는 무선랜 접속장치와 기지국 위치에 대한 정보를 7일치로 줄이고, 이 정보를 피시에 저장하지 않으며 아이폰에서는 암호화된다.
아이폰 등이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몰래 저장해오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달 20일 미국 샌프랜시스코에서 열린 웹2.0 컨퍼런스에서 알래스데어 앨런과 피트 워든이라는 두 영국인 프로그래머가 공개함으로써 비로소 알려졌다. 두 개발자는 아이폰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기록한 파일(consolidated.db)이 아이폰에 저장되며, 아이튠스를 통해 동기화를 할 때마다 사용자 컴퓨터에도 암호화없이 저장되어 왔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들은 또 이 파일을 지도에서 불러내 자신의 과거 이동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아이폰 트래커’라는 프로그램도 함께 만들어 공개함으로써, 아이폰의 위치정보 몰래 저장 문제를 국제적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로 증폭시켰다.
애플은 문제가 불거진 지 1주일 만인 지난달 28일 “애플은 사용자를 추적하지 않았다”며 “저장된 정보는 사용자의 위치정보가 아니라, 위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애플이 수많은 사용자로부터 모은 무선랜 접속장치 통신 기지국에 대한 정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애플은 또 이 정보를 암호화하지 않고 동기화를 통해 피시에 보관한 점, 1주일 넘게 보관한 점 등이 모두 ‘프로그래밍 버그(실수)’라며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영국인 개발자들에 따르면 이 기능은 지난해 6월 업데이트된 아이오에스(iOS) 4.0에서부터 추가됐다.
아이폰 사용자 위치정보 몰래 보관해온 것과 관련해 미국의 일부 사용자들은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오는 10일에는 이와 관련한 미국 의회의 청문회가 예정돼 있으며,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는 애플이 청문회에 출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5일 낮 현재, 국내에서 업데이트를 위해 접속해본 결과, 사용자 폭주 등으로 인해 접속에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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