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점유율 12%로 뚝
RIM, 실적발표 뒤 주가급락
RIM, 실적발표 뒤 주가급락
‘앞서가던 1등도, 2등도 시장 변화에 둔감하다간 하루 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스마트폰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면서 업체간 등락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블랙베리를 만드는 캐나다의 리서치인모션(RIM)은 지난 16일 1분기(3~5월) 실적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15% 이상 급락하는 홍역을 치르고 있다.
림은 실적 발표에서 “1분기 판매실적은 132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0만대 감소했다”며 “이번 분기 안에 현재 인력감축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짐 바실리 림 최고경영자는 “판매 감소가 신제품이 나올 오는 8월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고, 제이피모건 등은 일제히 투자의견을 낮췄다.
블랙베리의 분기 매출 감소는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이다. 블랙베리 주가도 이틀 연속 급락하며 2006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인 30달러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1년 전만 해도 노키아와 림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60% 넘게 차지한 대표적 업체였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스마트폰 운영체제 기준으로 노키아의 심비안과 림의 블랙베리는 각각 44.2%. 19.7%를 차지해 둘의 시장 점유율이 64%에 이르렀다. 하지만 두 업체의 점유율은 올해 1분기 27.4%와 12.9%로 크게 떨어졌다. 같은 기간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9.6%에서 36.0%로 4배 가까이 폭발적 성장을 보였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열풍에 스마트폰 1, 2위 업체가 순식간에 추락한 것은 같지만 노키아와 블랙베리가 직면한 상황은 사뭇 다르다. 유럽과 제3세계를 중심으로 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에 주력해왔던 노키아가 독자 운영체제인 심비안 대신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으며 몰락을 경험한 것과 달리 블랙베리는 기민하지 못한 전략으로 위기를 자초했다.
업무용 수요에 초점을 맞춘 블랙베리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스마트폰 대중화에 적응하지 못한 게 주요한 실패원인으로 지목된다. 가트너 애널리스트 켄 둘라니는 “블랙베리의 플랫폼은 기업용으로 뛰어나고 훌륭한 키보드기기이지만, 더이상 업무용 스마트폰 고객이 90%인 세상은 아니다”라고 실패 원인을 분석했다. 블랙베리는 전용 이메일과 뛰어난 보안기능 등으로 업무용 스마트폰의 대명사로 여겨져왔고, 오바마 대통령이 ‘블랙베리 중독’을 거론할 정도로 인기를 누려왔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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