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성 쿠폰 지급…‘동일가 판매제’와 모순
‘케이티(KT) 휴대전화는 전국 어느 대리점에서나 동일한 값에 살 수 있다. 단, 누군가의 추천을 통하면 4만원 또는 3만원 깎아준다?’
케이티가 휴대전화를 판매하며 ‘이중잣대’를 제시해 고객과 유통점들이 혼란에 빠졌다. 케이티는 이달부터 기존 고객이 신규가입자를 추천해 가입시킬 경우, 추천자와 신규 가입자에게 현금성 쿠폰을 지급하는 추천판매제 ‘올레 투게더’를 도입했다. 10만원 상당의 쿠폰을 받은 뒤 친구에게 선물해 할인혜택을 주거나, 추천자 자신이 쿠폰을 사용할 수도 있다. 통신요금 결제 등에 현금 대신 쓸 수도 있다. 3명 이상을 추천 가입시킨 고객은 ‘고수클럽’에 별도로 가입돼, 기본쿠폰 말고도 5만원 상당의 추가혜택을 받을 수 있다. 10명 이상을 가입시킨‘골드’ 회원에게는 32만원 상당의 혜택을 준다.
하지만 ‘올레 투게더’는 사실상 ‘다단계 판매’에 가까울 뿐더러, 케이티가 지난달부터 전국 유통망의 휴대전화 단말기 값을 공개하고 동일한 가격에 팔겠다고 밝힌 ‘동일가격 판매제(페어프라이스)’와도 충돌하는 것이다. 올레투게더는 가입자 유치 수에 따라 추천자에게 돌아가는 현금성 보상 규모가 커지므로 자칫 과도한 추천 마케팅으로 이어질 소지도 있다.
이에 대해 케이티 쪽은 “추천을 통해 가입한 사람과 추천자에게 보상을 주는 새로운 프로그램”이라며 “‘페어프라이스’ 덕에 누군가의 추천을 받고 가입해도 덤터기를 쓰는 게 아니라는 믿음이 있어서 가능한 마케팅 방법일 뿐”이라고 밝혔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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