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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터치 없이 몸짓만으로…차세대 컴퓨터 박차

등록 2011-10-03 20:45

동작 인식기술 활용 ‘손 안대고 받는 전화’ 등 봇물
키넥트 게임기서 시작해 컴퓨터·의료기기 등 ‘진화’
MS 스튜어트 탠슬리 이사 “기기 사용법 바뀔 것”
조작방법을 별도로 익힐 필요가 없는 ‘내추럴 유저 인터페이스’ 기술을 활용한 제품이 잇따르고 있다.

6일 선보일 팬택의 스마트폰 새 모델 ‘베가 엘티이(LTE)’는 전화기를 건드리지 않고도 통화할 수 있다. 전화기에 손을 대지 않고 전화기 카메라 앞에서 특정한 손동작을 하면 전화를 받을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설거지를 하던 물 묻은 손이나 밀가루 반죽을 묻힌 손으로도 걱정 없이 통화할 수 있는 셈이다. 그동안 가장 직관적인 조작법으로 여겨진 ‘터치’만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을 위한 새 기능이다.

사람 걸음걸이를 인식해 물리적 접촉 없이 신원을 파악하려는 기술 개발 경쟁도 뜨겁다. 일본의 한 연구진이 최근 영국 왕립학회 학술지에 실은 논문에서는 104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걸음걸이로만 99.8%의 정확성으로 신원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실험 대상자의 걸음걸이를 인지해 신원을 파악한 것이다. 국내 중앙대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에서도 유사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자연스런 몸짓을 이용한 내추럴 유저 인터페이스는 이미 닌텐도 위(Wii),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X)박스 키넥트, 카메라의 얼굴 인식과 웃음 감지 촬영, 스마트폰 멀티터치, 검색업계의 음성 인식 기술 등으로 이미 제품화된 상태다.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가 컴퓨터를 대중화시키고 멀티터치가 태블릿피시를 확산시킨 것처럼, 내추럴 유저 인터페이스는 기기가 복잡해질수록 주목받는 기술이다.

키넥트 기술을 개발한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커넥션에서 관련 연구를 이끄는 스튜어트 탠슬리(사진) 이사를 최근 만나, 직관적 기기 조작기술에 관한 연구 현황과 전망을 물었다. ‘프로젝트 네이틀’로 연구되던 키넥트는 엑스박스에 채용되면서 상용화된 이후 적용 대상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탠슬리 이사는 “키넥트는 오락게임용으로 도입됐지만, 거실의 모든 기기 사용법을 새롭게 할 것”이라며 “일반 피시에서 작동할 수 있는 키넥트용 윈도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제공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스티브 발머 엠에스 최고경영자는 키넥트를 컴퓨터 조작에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고, 지난 6월엔 외부개발자들을 위한 키넥트 소프트웨어 개발도구가 공개되기도 했다. 이미 50여개의 응용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돼 있다. 환자의 몸을 직접 접촉하지 않고도 진료나 검사를 할 수 있어 의료 분야나 위험물을 다뤄야 하는 현장에서 유용성이 돋보이는 게 키넥트 기술이다.

프로젝트 네이틀은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에서 시작됐지만 상용화까지는 고비도 많았다. 탠슬리 이사는 “당시엔 가장 뛰어난 동작인식 기술도 실시간 처리가 불가능했다”며 “동작을 기록해서 재생·처리하는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사람마다 겉모습이 비슷하게 보여도 실제로는 모두 제각각인데 이를 제대로 처리하기는 어려웠다. 그는 “어린이, 어른, 뚱보, 홀쭉이를 모두 처리할 수 있어야지, 모델 같은 체형에서만 작동해서는 안 된다”며 “게임의 특성상 실시간으로 처리되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실제보다 10배의 정보 처리능력을 갖춰야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구상 단계였던 기술이 컴퓨팅 능력의 향상과 각종 센서를 통한 정보 인식과 통신 기술이 어우러져 상품화된 것이다.

스튜어트 탠슬리 이사
스튜어트 탠슬리 이사
동작 인식 기술은 초기 단계이지만, 미래의 기기 조작법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미국 정부 쪽으로부터 어떤 요청을 받았는지도 물어봤다. 그는 “다양한 요구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로, 정부의 관심이 있다고 해도 놀랄 것이 아니다”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혁신적인 기술인 만큼, 이 기술의 도입이 가져올 사회적, 윤리적, 법적 영향에 대한 연구도 중요하다. 그는 “집 안에서 카메라를 이용해서 처리하는 기술이다 보니 고려할 게 많다”며 “윤리적 차원에서도 접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엠에스는 최근 얼굴 인식 기술인 ‘아바타 프로젝트’를 출시했는데, 이는 얼굴 표정의 섬세한 변화를 인지할 수 있는 특성을 활용해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집단에서 활용되거나 원격 상담 등에 활용되고 있다. 지난 8월 초 발표된 키넥트 퓨전 기술은 새로운 센서를 이용해 주위 환경을 실시간으로 인지해 스캔하는 기술이다. 조작자만이 아니라, 기계가 그를 둘러싼 환경을 실시간으로 인식하면 더 다양한 동작 인식의 영역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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