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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의자 바꿔” IT업계 자존심 경쟁

등록 2011-10-12 21:01수정 2011-10-12 22:36

안철소연구소 직원들이 1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사무실에서 새로 지급 받은 의자에 앉아 편안하게 업무를  보고 있다. 성남/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안철소연구소 직원들이 1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사무실에서 새로 지급 받은 의자에 앉아 편안하게 업무를 보고 있다. 성남/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NHN ‘사무용 의자계 샤넬’ 에어론 5천개 구입이 촉매
네오위즈·엔씨소프트 이어 ‘안연’도 160만원짜리 교체
“연봉외 의자가 복지 척도”
최근 경기도 성남시 판교로 사옥을 옮긴 안철수연구소의 자랑거리는 다름 아닌 ‘의자’다. 모든 직원에게 지급된 ‘휴먼스케일 프리덤’ 의자는 앉은 사람의 체형과 몸무게를 기억해 변형되면서 마치 제2의 척추처럼 받쳐주는 기능성 고급 의자다. 개당 가격은 1000~1500달러(110만~160만원)로 꽤 비싼 편이지만, 업무 효율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박찬희(33·개발팀)씨는 “개발자들은 4~5시간 동안 꼼짝 않고 앉아 있기가 일쑤고, 누워 있는 시간과 출퇴근 시간을 뺀 하루 대부분을 의자에서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허리와 어깨가 아픈 게 직업병인데, 의자를 바꾸고 한결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NHN이 구입한 ‘허먼 밀러 에어론
NHN이 구입한 ‘허먼 밀러 에어론
최근 정보기술(IT) 업계를 중심으로 ‘의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오랜 시간을 보내는 업종 특성상 편안한 의자가 회사가 제공하는 사원복지의 제1척도로 손꼽히는 까닭이다. 과거 중역실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고기능성 의자들을 사원들에게 제공하는 회사가 늘어나자 “의자 때문에 회사를 옮겨야겠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특히 개발자들은 의자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다. 유명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조엘 스폴스키가 최고 개발자를 구하는 조건 중 하나로 안락한 의자를 꼽았을 정도다.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장에서 유일한 소품으로 등장해 일명 ‘스티브 잡스 의자’로 불린 ‘그랑 콩포르’가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첫 포문은 네이버와 한게임을 운영하는 엔에이치엔(NHN)이 열었다. ‘사무용 의자계의 샤넬’이라고 불리는 ‘허먼 밀러 에어론’ 의자를 전 직원에게 제공하면서다. 최초로 사무용 시스템 가구를 체계화한 허먼 밀러사는 미국 시장 점유율 1위 회사로, 뉴욕 현대미술관이 소장한 디자이너 찰스 임스의 ‘임스 라운지 체어’로도 유명하다. 구글·애플·제이피모건·모건스탠리 등 정보기술·금융 분야 유명회사들이 이 회사 의자를 쓴다. 2005년 평소 허리가 좋지 않은 몇몇 직원이 개당 100만원이 넘는 에어론 의자를 공동으로 사서 쓴다는 이야기를 들은 경영진이 일괄구매를 결정해 지금까지 5000개 넘게 꾸준히 구입하고 있다.

일명 ‘네이버 의자’ 입소문이 퍼져 나가면서, 엔씨소프트도 지난해 전 직원에게 1000달러짜리 의자를 사줬다. 국내외 사무용 의자 20여가지를 가져다 놓고 직원들이 직접 앉아보는 샘플테스트를 거친 결과 채택된 하워스사의 ‘조디’는 미국 물리치료협회에서 척추 치료 효과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여성들을 위한 맞춤 의자를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에스케이(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해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듀오백코리아의 여성맞춤형 의자인 ‘듀오백 레이디 DK-2900’을 지급했다. 휴식용 의자도 빠질 수 없다. 씨제이(CJ) 넷마블에서는 1층 카페테리아에 알록달록한 디자인의 가구뿐 아니라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마사지 의자도 배치했다.

원윤식 네이버 홍보팀장은 “눈에 보이는 연봉 외에도 ‘의자’로 대표되는 근무환경 개선 및 사원복지 향상으로 ‘다니고 싶은 회사’를 만들어 근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퍼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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