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페어프라이스’ 시행 불구 온라인서는 싸게 팔아
SKT “내달 기기값만 공개”…매장별 보조금 등 달라
SKT “내달 기기값만 공개”…매장별 보조금 등 달라
어느 곳에서 휴대전화기를 사더라도 같은 값에 사는 편이 더 나은가? 아니면 매장별 영업전략에 따라 서로 다른 값에 사는 게 소비자에게 더 유리한가?
지식경제부가 내년 1월부터 이동통신 단말기에도 가격표시제를 적용하기로 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휴대전화 구매 관행에도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은 정부의 방침보다 앞선 오는 12월부터 온라인을 포함한 모든 단말기 유통점에서 휴대전화 가격표시제를 적용하겠다고 1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케이티(KT)만이 주요 휴대전화 모델에 대해 동일 가격 판매제(페어프라이스)를 적용해왔다.
하지만 휴대전화 가격표시제가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복잡한 유통구조가 당장 투명해지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케이티와 에스케이텔레콤이 각각 제시하는 방법이 서로 다르다.
우선 케이티의 전 유통망 ‘동일 가격제’는 어느 매장에서 사더라도 같은 값에 단말기를 구입하도록 해, 소비자들이 발품을 팔 필요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유통단계에서 매장별로, 고객별로 보조금을 다르게 지급해온 관행을 뿌리뽑아 고객이 가격을 비교할 필요없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는 달리 에스케이텔레콤이 다음달부터 적용할 가격표시제는 매장별로 휴대전화 판매가격을 결정해 표시하되, 단말기 가격만을 공개하고 이통사가 약정이나 마케팅 등으로 제공하는 할인 내용은 분리하도록 했다. 휴대전화기 값은 표시되지만, 이통사 보조금 등을 유통점별로 사정에 맞게 활용할 수 있어 최종 소비자 값은 달라지게 된다.
두 업체 모두 해결해야할 과제도 안고 있다. 케이티의 경우, 전 매장 동일가격제를 내세웠으나, 이미 온라인 매장 등에서는 동일가격제가 지켜지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보다 모델별로 몇십만원씩 싸게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 임대료와 상담 직원 없이 영업하는 온라인 매장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되는 구조다. 에스케이텔레콤은 매장별 영업을 인정하는 구조인 탓에, 설령 가격표가 붙어 있더라도 구매자들은 여전히 발품을 팔면서 유리한 조건의 매장을 손수 찾아야 한다.
게다가 국내 휴대전화 유통단계를 복잡하고 불투명하게 만드는 주된 원인인 제조사 보조금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단말기 가격표시제를 실시해도 이는 소비자가 휴대전화를 구입할 때 최종적으로 부담해야 할 값이 아니라는 점에서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