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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통신서비스 차별화 부르는 ‘꼴찌의 반란’

등록 2012-01-03 20:46수정 2012-01-03 22:20

KT, LTE 시작하며 망내 무료통화·‘유심 이동’ 허용
LGU+ 전국망 구축 앞서자 SKT 부랴부랴 대응 나서
후발주자 ‘고육책’에 정책 변화·소비자 선택 넓어져
‘늦게 둔 자식이 효도한다’는 속설이 최근 통신시장에서 새삼 화제다. 선두 업체를 따라잡기 위해 후발주자가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면서, 서비스와 가격에 큰 차이가 없던 시장에서 차별화가 생겨나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지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티(KT)는 3일 한발 늦게 엘티이(LTE)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기존 엘티이 시장에 없던 망내 무료통화를 들고 나왔다. 오는 6월까지 월 6만2000원짜리 엘티이 요금가입에 가입하면 3000분의 무료통화를 제공하는 등 망내 통화 혜택을 크게 확대한다는 것이다. 케이티는 3세대(WCDMA) 유심칩(가입자식별장치)을 엘티이 스마트폰에 끼워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유심 이동’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6개월 앞서 엘티이 서비스에 나선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엘지유플러스(LGU+)에 맞서기 위한 전략이다.

이동통신 시장의 만년 3위이던 엘지유플러스가 지난달 28일 전국 84개 도시로 엘티이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유일한 전국망 서비스’로 치고 나가자 경쟁업체들의 대응도 바빠졌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엘티이 가입자에게 지난달까지만 한시적으로 주기로 했던 데이터 50% 추가 제공, 데이터 안심옵션 무료 제공 등 프로모션의 기한을 오는 3월까지로 연장하겠다고 부랴부랴 ‘멍군 마케팅’에 나섰다. 케이티는 전국 84개 도시에 엘티이 망 구축을 애초 예정보다 1년8개월 앞당겨 오는 4월에 끝내겠다며, 그때까지 월 9000원의 안심 옵션을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케이티가 엘티이에서 유심 이동과 망내 무료 통화 제공 혜택을 들고 나온 것은 초기 시장을 빼앗긴 데 대한 고육책 차원이지만, 관련 정부 정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전체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현재 “3세대와 엘티이는 다른 서비스이므로, 유심 이동 대상이 아니다”라는 태도다. 하지만 사용자의 요구가 높고 이미 케이티가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방송통신위원회도 유심 이동성을 강조해온 터라, 홀로 버티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엘지유플러스는 이날 초고속인터넷 요금을 월 6000원 내린 1만9000원에 제공하고, 현금과 상품권을 동원한 경품마케팅을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가입할 때 20만~30만원의 현금성 대가를 받고 3년 약정기간 동안 높은 월 사용료를 내는 게 일반적이어서, 장기 유지 고객은 요금 인하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했다. 가계통신비 인하에 부심해온 방통위로서도 경품 대신 기본료를 낮추는 요금제는 적극 지원할 만한 정책이다. 방통위의 정책 방향에 맞는 기본료 인하를 다른 업체들이 무시한 채 경품 마케팅을 벌이기는 부담스러워진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엘지유플러스의 가입자는 281만명으로, 케이티의 780만명, 에스케이브로드밴드는 417만명에 비해 뒤진다.

이통시장에서 흔들림 없이 50% 넘는 점유율을 유지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 에스케이텔레콤도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밖에 없는 시장의 변화를 선도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 성격이 약간 다르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지난해 3월 초당 요금제를 도입하고, 9월에는 기본료를 1000원 인하했다. 나머지 두 통신사도 두세달 시차를 두고 결국 따라하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는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생겨난 게 아니라 요금인가 대상 사업자로서의 지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용한 변화라는 점이 차이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티(T)스토어를 통한 스마트폰 생태계 구축과 멜론, 티맵 서비스를 비롯해 지난해 10월의 무제한 데이터로밍 정액제 등 업계가 따라나선 선도적 서비스도 많다”고 밝혔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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