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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새해 프로그래밍 언어 배우기 열풍

등록 2012-01-18 14:31수정 2012-01-18 20:48

'코드카데미' 웹페이지 갈무리
'코드카데미' 웹페이지 갈무리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전직원 하나씩 학습” 독려
연말에 시험 치를 계획도
KTH, 사내 코드 배우기
미국도 온라인교육 인기
지난 6일 마이클 블룸버그 미국 뉴욕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새해에는 코드카데미(www.codecademy.com)를 통해 컴퓨터 코드를 배우기로 결심했다”며 “함께 배우자”고 제안했다.
지난 6일 마이클 블룸버그 미국 뉴욕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새해에는 코드카데미(www.codecademy.com)를 통해 컴퓨터 코드를 배우기로 결심했다”며 “함께 배우자”고 제안했다.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스마트폰 콘텐츠장터(앱스토어) 등의 성공이 나라 안팎에서 프로그래밍 언어 배우기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 마이클 블룸버그 미국 뉴욕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새해에는 코드카데미(www.codecademy.com)를 통해 컴퓨터 코드를 배우기로 결심했다”며 “함께 배우자”고 제안했다. 기자 출신으로 경제 전문정보 블룸버그통신을 창업·성공시킨 60살의 뉴욕시장이 프로그래밍을 배우겠다고 나선 것이다. 코드카데미가 올해를 프로그램 코딩을 배우는 해로 제안하고, 온라인을 통한 쌍방향 교육과정을 공개하자 엿새 만에 블룸버그 시장을 비롯해 20만여명의 신청이 몰렸다.

뉴욕 기반의 벤처기업인 코드카데미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전혀 모르는 이도 온라인으로 코딩(coding)을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자바스크립트 위주의 6개 과정이 진행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도스(DoS) 시절 명령어도 거의 접하지 못한 기자이지만, 입력창에 시키는 대로 입력해보니 컴퓨터 프로그램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제대로 된 코드일 때와 잘못된 코드일 때를 바로 보여주는 쌍방향적 온라인 교육이다.

아이온코드
아이온코드
코드 익히기는 국내에서 일찌감치 시작됐다. 국내 대표적인 온라인게임사인 엔씨소프트 전 직원은 새해 벽두부터 프로그래밍 언어 학습에 나섰다. 김택진 사장이 연초 시무식에서 “올해 모든 직원들이 프로그래밍 언어를 하나쯤 배웠으면 좋겠다”며 “연말에 테스트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홍보·마케팅·인사 등 개발과는 거리가 먼 직원들이 걱정 속에 학습에 나섰고, 김 사장은 “프로그래밍 언어의 하나인 자바스크립트로 테스트할 계획인데,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며 떠밀었다. 김 사장은 대학시절 ‘아래아한글’을 공동개발하고, 온라인게임 ‘리니지’를 만든 개발자 출신으로, 최근엔 아이폰 사용자의 궤적을 기록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개발하기도 했다. 김 사장이 지난해 가을부터 사내 임원회의에서 프로그래밍 언어 익히기의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지난해 11월 개발자대상의 컨퍼런스 ‘디브온(DevOn) 2011’에서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개발했다고 소개하는 등 구상이 점점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김 사장은 “인터넷이 생활의 일부가 되고 변화가 빨라진 만큼, 그 언어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며 “인터넷회사에서 코드 개발은 다른 기업으로 치면 시장조사나 연구개발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재성 엔씨소프트 상무는 “한 문화를 알려면 그 언어를 익혀야 하듯, 인터넷도 마찬가지”라며 “고객 요구 파악이나 부서간 협업을 위해서도 전 직원이 코드를 이해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이용자들도 직접 프로그래밍 효과를 체험할 수 있도록, 자사가 운영하는 아이온 게임 안에 코드를 사용자가 입력할 수 있는 코너를 신설했다. 게임의 쌍방향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자가 컴퓨터 명령어(스크립트)를 통해 캐릭터를 조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푸딩 얼굴인식’ 등 인기 모바일 앱을 개발한 케이티에이치(KTH)도 사내에서 코드 배우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 회사 박태웅 부사장은 “디지털시대에 코드 문맹(Code illiteracy)를 없애기 위해 새해 들어 코드카데미에 등록하라고 직원들에게 권유하고 있다”며 “학습편지를 통해 무료 온라인교육을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경영학 전공자다. 개발자 출신인 지란지교소프트의 오치영 대표도 코드카데미에 대해 “프로그래머에게 많은 기회가 있다”며 “엄청나게 변하는 이 세상은 프로그래머가 한 일이고 당신도 할수 있다”고 트윗을 통해 밝혔다.

프로그래머 되기의 장벽이 낮아진 데는 비전공자도 손쉽게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온라인 교육과정이 늘었다는 것도 배경이다. 김택진 사장은 “특정 기능을 구현하는 코드가 인터넷에 공개돼 있는 세상”이라며 “과거엔 특별한 사람들만 프로그램 개발을 할 수 있었으나, 이젠 개발이 매우 쉬워졌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개발이 오랜 기간 프로그래밍 언어를 익혀온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프로그램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면 논리 구조 설계능력만으로도 가능해질 수 있게 됐다는 말이다. 실제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인 1994년 개발해 여러 차례 업그레이드 한 인맥 관리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 ‘노하우(Knowhow)’도 코딩 능력보다는 논리 구조 설계에 대한 노 전 대통령의 깊은 관심 덕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엔엔>(CNN)은 지난 12일 “코드를 배우는 게 취업의 길”이라는 미디어 전문가 더글러스 러시코프의 기고를 통해 기술의 민주화 시각에서 코딩 능력의 대중화를 조망했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필경사를 거쳐야 했던 값비싼 책 대신 신문과 인쇄물을 보급시켜 텍스트의 민주화를 이뤄낸 것과 같은 변화가 프로그래밍 세계에서도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러시코프는 “기업 인수 때 코드를 이해하는 개발자 1명당 가치가 50만~100만달러로 평가되고 있다”며 “코드를 짤 줄 알면 높은 연봉뿐 아니라 디지털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게 된다”고 보도했다. 구글, 페이스북 등 소프트웨어를 통해 성공한 기업들이 주목받으면서 디지털 산업계에서 프로그램 언어가 새로운 ‘링구아 프랑카(국제통용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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