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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21 18:35 수정 : 2005.07.21 18:37

IT한국 추월 당하나

휴대전화 매출 모토롤라에 참패, 초고속인터넷 일본 거센 도전, “벤처 우대 기술생태계 살려야”

정보기술 분야의 기술 흐름을 주도하던 국내 업체들이 초심을 잃으면서 ‘아이티(IT) 강국’으로서의 한국의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시장을 대부분 내준 데 이어 잘 나가던 휴대폰 수출이 외국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주춤거리고, 초고속인터넷 속도도 일본의 도전으로 세계 최고 자리를 내줘야 할 처지로 몰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세계시장을 무대로 승승장구해왔다. 삼성전자가 모토롤라를 따돌리는 상황까지 기대됐었다. 하지만 지난 2분기 실적에서 국내 업체들은 참패를 당했다. 특히 모토롤라가 삼성전자를 완전히 따돌렸다. 모토롤라는 2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한 49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1억달러 많은 4억98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에 삼성전자의 휴대폰 매출이 4천억원, 영업이익은 3천억원씩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2003년 이후 모토롤라는 휴대폰 판매량에서는 삼성전자를 앞섰으나 매출액에서는 뒤졌다. 영업이익율에서는 삼성전자가 세계 1위인 노키아를 제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모두 역전됐다. 모토롤라와 삼성전자의 휴대폰 판매량 차이도 1360만대로 크게 벌어졌다. 엘지전자는 더욱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모토롤라는 디자인에서 앞선 ‘레이저폰’을 내세워 한국시장 점유율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

우리나라를 정보기술 강국으로 떠받쳐온 초고속인터넷 속도에서는 일본의 도전이 거세다. 이미 초당 1억비트 이상의 속도를 제공하는 미래 초고속인터넷 기술에서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제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앞선 속도를 제공하는 초고속인터넷을 각 가정 및 기업마다 보급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정부의 ‘이-저팬’ 전략과, 이 시장을 선점하려는 업체들의 경쟁으로 초고속인터넷 보급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에서는 이미 우리나라를 앞질렀고, 보급율도 해마다 10% 이상 증가해 지난해 말 40%를 넘었다. 대부분 초당 1억비트 이상의 속도를 제공하는 가정내광가입자망(FTTH)과 초고속디지털가입자망(VDSL)이 공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 보급율은 70%에서 정체현상을 빚고 있다. 속도도 초당 5천만비트 밑에서 맴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휴대폰의 경우, 앞선 기능과 디자인으로 차별화하던 전략이 탄력을 잃은 게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등이 잘나갈 때 기술력 있는 중소·벤처기업을 대우해 기술 생태계를 살리는 노력을 게을리한 게 차별화 전략에 탄력을 잃게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벤처기업 사장은 “중소·벤처기업을 키워 앞선 기술을 남보다 먼저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국내 대기업들은 이게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초고속인터넷 역시 일본에게 추월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기술 흐름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재섭 정보통신전문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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