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정책에 대해 사과문 발표
애플이 중국 언론과 정부당국의 잇단 비판에 고개를 숙였다. 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은 중국에서의 사후서비스 조건에 대해 결국 사과문을 발표했다.
2일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팀 쿡은 1일 애플의 중국 누리집에 공지문을 올려 중국에서의 서비스 정책에 대해 사과하고 시정할 것을 약속했다.
쿡은 이 공지문에서 “애플의 소통이 부족해 소비자들에게 ‘애플이 거만하다’거나 소비자 불만을 가볍게 여긴다는 오해를 불렀다. 우리가 일으킨 혼란과 우려에 대해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 애플은 중국에서의 영업과 소통 방식에 대해 배워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깊은 헌신과 열정을 갖고 있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의 관영매체들과 소비자보호단체, 정부 당국은 애플이 중국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차별적 사후서비스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파상적으로 비판을 쏟아내며 대대적인 ‘애플때리기’를 해왔다.
중국 관영 텔레비전인 시시티브이(CCTV)는 주요시간대 방송을 통해 “애플의 품질 보증 서비스 기간이 외국에 비해 짧으며 중국 소비자를 차별대우한다”고 보도한 데 이어 지난달 15일엔 애플을 ‘올해의 나쁜 기업’으로 선정했다.
인민일보도 지난달 25일 애플이 중국 소비자를 차별 대우한다는 보도를 내보내고 사설로도 비난했다.
중국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도 지난달 28일 애플을 주요 감시 대상으로 지목하고, 애플이 맥북에어 컴퓨터의 보증 기한을 1년으로 정한 게 중국 법규를 어긴 것이라며 개선을 요구했다.
미국 경제지 <포천>에 따르면 정부 지원을 받는 중국소비자단체(CCA)는 누리집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아이패드에 대해 1년 품질보증을 원칙으로 해왔지만 “애플이 아이패드가 휴대용 컴퓨터라고 인정한 만큼 아이패드 구매자들은 핵심부품에 대해 2년간 품질보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포천>은 애플이 유럽연합에서는 엄격한 법규에 따라 품질보증기간을 2년으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쿡은 이 공지문에서 중국에서 사후서비스 정책을 개선하고 소비자 불만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서비스 직원 훈련을 강화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애플 때리기는 최근 미국 의회가 연방정부로 하여금 중국산 정보기술 제품 구매를 금지하는 조항을 예산법안에 넣은 것에 대한 대응이라는 것 관측도 있지만, 애플 스스로 국가별 민족정서를 자극할 빌미를 제공했다는 시각도 있다.
전세계적으로 유사한 가격에 거의 동일한 사양의 제품을 판매해온 것으로 알려진 애플은 사후서비스 정책에서도 국가별 규정과 무관하게 ‘재생제품(리퍼폰) 교환’과 같은 자체적인 원칙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해온 것으로 알려진 애플이지만 근래에는 국가별로 각기 다른 조건들을 적용함으로써 중국에서와 같은 경우에 직면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 사례로, 애플은 중국 진출을 위해서 중국 판매 아이폰에서만 무선랜(WiFi) 기능을 제거한 바 있으며, 한국에서는 초반의 리퍼폰 교환정책을 부분수리 허용으로 전환하는 등 국가별 예외를 둔 바 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