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9천원 요금 이상서 시행 ‘공세’
1위 SKT의 ‘망내무제한’에 대응
1위 SKT의 ‘망내무제한’에 대응
엘지유플러스(LGU+)가 6만9000원 이상 요금제에서 음성통화를 전면 무제한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상철 엘지유플러스 부회장은 11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망내외 음성통화를 무제한 제공하는 ‘엘티이(LTE) 음성 무한자유’ 요금제를 내놓았다. 이 요금제는 경쟁 통신사의 비슷한 요금 수준과 비교해 망외 음성통화 제공량을 늘리고 6만9000원부터는 망외 통화까지 전면 무료화한 게 특징이다. 이 회사 엘티이 가입자 70%가량이 6만원대 요금제를 선택하는 것을 고려하면, 엘지유플러스의 새 요금제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다.
엘지유플러스가 엘티이의 주력 요금제에서 음성통화 수익을 사실상 포기하고 망내외 무제한 통화를 제공하기로 한 것은 이동통신 사업자간 경쟁 특성과 함께 가입자들의 통화 패턴 변화가 배경이다. 1위 업체가 시장지배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망내 무료요금제로 치고 나가 2, 3위 업체가 대응방법을 고심하게 만들었으며, 갈수록 음성통화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추세가 반영되었다.
지난달 22일 에스케이텔레콤(SKT)이 3만원대에서 기존보다 3000원을 더 내면 가입자간 무료통화를 제공하는 ‘티(T)끼리 요금제’를 내놓은 이후 모처럼 통신 3사간 서비스 경쟁이 불붙었다. 케이티도 지난 1일 에스케이텔레콤에 비해 통화량을 50~80분 더 제공하는 ‘모두다 올레’ 요금제를 출시했다. 점유율 50%의 에스케이텔레콤이 망내 무료통화를 도입하면서 가입자 쏠림 효과가 우려되자, 점유율 31%의 케이티는 망외 통화량을 늘리는 방법으로 대응한 것이다.
점유율 19%의 엘지유플러스는 망외 통화 제공량 확대로는 차별성이 없다고 보고, 주력요금제에서 음성통화 전면 무료화로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망내 통화와 달리, 다른 통신사 가입자에게 거는 통화를 무료화하면 통신사는 접속료 부담이 높아진다. 통신사끼리는 상대 회사 가입자에게 건 통화에 대해 접속료를 정산하는데 망외 무료통화로 엘지유플러스는 접속료 수백억원을 더 부담할 것으로 전망된다. 엘지유플러스는 이날 “통신 소비 추세가 데이터 위주로 바뀌는 만큼 정부에서도 접속료 체계를 조정해주길 바란다”며 접속료 인하를 희망했다.
이상철 부회장은 “통신사들이 보조금 지출 경쟁에서 요금과 서비스 경쟁으로 옮겨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새 요금제는 기존 고객의 요금 자체가 낮아져 보조금의 원천이 낮아지는 만큼 결국 보조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엘지유플러스는 데이터 위주의 새 요금제로의 이행을 강조하면서도 30%를 차지하는 6만원 미만 요금 가입자의 데이터는 오히려 줄였다. 엘티이52 요금제는 망내 무료통화를 제공하며 요금을 올리지 않았지만 데이터 제공량이 2.5기가바이트(GB)에서 2.1기가바이트로 축소됐다. 통신사들이 특정 요금제 이상에서 망내 통화에 이어 망외 통화까지 무료 제공하는 배경에는 스마트폰 도입 이후 이용자들의 음성통화량이 지속 감소하는 현상이 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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