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추가물량 구매 거절
보조금 편법확대 ‘불씨’로
보조금 편법확대 ‘불씨’로
엘지유플러스(LGU)의 팬택 ‘베가 시크릿업’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 ‘거사’가 실패로 끝났다. 23일 저녁 팬택이 협상 결렬을 선언했고, 엘지유플러스는 베가 시크릿업 판매를 중단했다. 앞서 엘지유플러스는 지난 18일 경영난에 빠진 팬택을 돕기 위해 베가 시크릿업의 출고가를 95만4800원에서 59만9500원으로 37% 내렸다고 발표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4일 팬택은 출고가 인하 협상의 결렬 책임을 엘지유플러스 쪽으로 돌렸다. 팬택 관계자는 “애초 엘지유플러스가 일방적으로 출고가 인하를 발표했다. 팬택은 출고가 인하폭만큼 반환해야 하는 ‘재고보상금’ 때문에 망설였다. 반환할 돈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출고가를 인하하는 대가로 추가 물량 구매를 요청했는데, 답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래서 엘지유플러스에 대한 기대를 접고,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케이티(KT)에서 살 길을 찾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엘지유플러스 쪽은 상생할 수 있는 길이었는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엘지유플러스 관계자는 “출고가 인하 발표 전 베가 시크릿 스마트폰 재고가 8만대나 됐다. 전에는 하루 300대 정도 나갔는데, 출고가 인하 뒤 2500여대씩 나갔다. 베가 시크릿업의 출고가를 영업재개 때(4월5일)부터 했으면, 재고를 다 털어버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팬택이 5만대 추가 구매를 요청했다. 이미 받은 물량이 재고로 쌓인 상황이라 전부 수용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미수로 끝난 베가 시크릿 출고가 인하 사건으로 엘지유플러스와 팬택은 상당히 껄끄러운 사이가 됐다. 게다가 엘지유플러스는 단말기 보조금 편법 확대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엘지유플러스는 베가 시크릿의 출고가를 35만원 낮춰 판매해왔는데, 출고가 인하가 철회되면서 가격을 낮춰준 게 보조금으로 간주되게 됐다.
이동통신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텔레콤(SKT) 탓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베가 시크릿업의 출고가 인하를 탐탁히 여기지 않고, 영업정지 상태인 에스케이텔레콤까지 가세하면서 성공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삼성전자는 독과점 논란을 피하기 위해 국내 휴대전화 시장점유율을 70% 밑으로 유지하면서 나머지 시장에 대해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을 60%대 초반으로 내리면 엘지전자와 팬택의 실적이 좋아지고, 60%대 후반으로 가져가면 경쟁업체들은 곡소리가 난다. 이런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경쟁업체 영업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요즘 같은 경우 ‘갤럭시S5’ 물량을 깎겠다고 하면 이동통신 업체들이 (삼성전자의) 무슨 요구든지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엘지유플러스 관계자는 “팬택이 엘지유플러스에 요구했던 추가 물량을 경쟁업체가 다 사주기로 했다는 애기가 들린다”고 말했다.
엘지유플러스가 팬택의 추가 구매 물량 요구와 관련해 엘지전자의 눈치를 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팬택의 요구를 들어주자면 엘지전자 쪽 물량을 줄여야 해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엘지전자의 한 임원은 “요즘 엘지유플러스가 잘 나가고 있는데, 엘지전자를 서운하게 하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12/127/imgdb/original/2025/0211/20250211501041.web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