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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넥슨)·김택진(엔씨소프트)·이해진(네이버)·김범수(카카오)·이재웅(다음) 의기투합
사재 털어 ‘벤처자선’ 사업 벌이기로…유한회사 ‘C프로그램’ 설립
김정주(넥슨)·김택진(엔씨소프트)·이해진(네이버)·김범수(카카오)·이재웅(다음) 의기투합
사재 털어 ‘벤처자선’ 사업 벌이기로…유한회사 ‘C프로그램’ 설립
김정주 엔엑스시(NXC·게임업체 넥슨의 지주회사)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이재웅 다음 창업자. 국내 벤처 1세대를 대표하는 동시에 국내에서 성공한 벤처기업가로 꼽히는 이들이 공동으로 나눔 실천에 나섰다. 5명이 함께 사재를 내 ‘벤처자선’ 사업을 벌이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이 비로소 ‘기업가’로 거듭나는 도전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벤처자선이란 벤처기업 방식의 사회공헌 활동이다. 사회에 비전을 제시하고 올바른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투자를 한다는 점에서 이익 환수 목적의 벤처투자나 일방적 후원 형태의 공익재단과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낮설지만, 외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폴 앨런과 이베이 창업자 피에르 오미디아 등이 벤처자선 사업을 벌인 바 있다.
개인적인 친분으로 사업과 상관없이 자주 어울리는 관계인 이들이 뜻을 모은 것은 지난 5월이다. 이후 벤처자선 사업을 위해 ‘C프로그램’이란 유한회사까지 설립했다. C는 프로그램밍 언어 이름으로, 사재 출연자들이 정보기술(IT) 기업 창업자 출신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엉뚱한 오해를 낳지 않을까 걱정돼 외부에 밝히지 않았는데, 최근 사업 추진을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외부에 공개됐다. 따라서 사업 규모 등 “추가 질문은 사절”했다.
C프로그램은 ‘다음 세대가 건강하고 창의적으로 자랄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앞장서는 기업·인재·단체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엄윤미 C프로그램 대표는 “환경, 과학, 교육 등에서 창의성과 도전정신으로 사회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애쓰는 개인·기업·단체 등을 투자 대상으로 꼽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적인 기초과학 연구자와 탐험가·환경운동가를 돕는 글로벌 비정부기구 ‘내셔널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가 첫번째 투자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자발적인 사재 출연을 통한 사회공헌은 성공한 벤처기업가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자 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잘 통과하면 회사도 지속가능한 성장 토대를 갖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세계 1위 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이 아닌 ‘위대한 기업(그레이트 컴퍼니)’ 구상으로 투자자와 고객의 주머니를 함께 열고 있다. 핵심은 마지막 단계인 나눔이다. 그는 2012년 사재를 내어 내셔널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의 중국기금을 만들기도 했다.
그런 맥락에서 벤처 1세대 5명의 요즘 행보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일은 이들이 이뤘거나 갖고 있는 어떤 것보다 성공한 벤처기업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주는 울림이 크다. 앞서 김택진 대표는 국내 최대 게임축제 ‘지스타’ 개막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재산의 사회환원 뜻을 내비쳤고, 김범수 의장은 벤처기업가 대상 연설에서 기업을 경영하는데 이어 재무적 가치 못지 않게 사회적 가치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해진 의장 역시 사재를 털어 취약한 동네에 도서관을 지어주는 일 등을 남모르게 이어가고 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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