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4.7인치 화면의 중저가 모델 아이폰SE 2세대.
스마트폰 시장에 ‘실속형’ 중저가 모델이 쏟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 중저가 5G 스마트폰 모델 2종(갤럭시 A71, A51)의 글로벌 순차판매에 나선다. 가격은 50만~70만원대로 예상되지만, 4개의 카메라 렌즈를 탑재하고 앞 화면은 카메라 구멍을 제외하곤 전체가 화면인 고성능 폰이다. 엘지전자가 다음달 출시하는 전략 스마트폰은 기존 숫자(G, V)로 시작하던 플래그십 전략을 포기했다. 모델별 이름(벨벳)과 80만원대라는 ‘합리적 가격’을 내세웠다. 중국 샤오미도 다음달 20만원대 ‘홍미노트 9S’를 출시할 예정이다. 엘티이 모델로 6.67인치 화면, 뒷면 4개 카메라, 대용량 배터리가 특징이다.
앞서 애플은 지난 15일 4년 만에 아이폰 중저가 새 모델(SE 2)을 발표했다. 다음달 6일 판매 예정인 64GB 모델의 국내 판매가는 55만원이다. 보급형이긴 해도 아이폰11프로 등 지난해 최고사양에 탑재된 두뇌(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A13바이오닉)를 탑재해 기본 성능이 프리미엄급이다. 차이는 카메라 개수, 화면 크기 정도다.
한꺼번에 중저가 모델이 몰린 건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위축으로 연중 나눠 출시될 모델들이 지연되며 한꺼번에 쏟아졌고 최고사양보다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가 늘어난 게 배경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프리미엄 모델(갤럭시S와 노트)의 판매 비중이 2016년 30%를 점유했지만, 2017~18년엔 24%, 2019년엔 20%로 지속 감소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4월 글로벌 순차 출시에 나서는 중저가 5G 스마트폰 모델 갤럭시 A71.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투자금융의 이준민 연구원은 “코로나로 인한 구매력 감소라기보다는 스마트폰 시장 성숙으로 제품 성능이 개선돼 제품별 큰 차이가 사라져 가성비를 추구하는 사람은 굳이 프리미엄 모델을 찾지 않는 상황”이라며 “업체들이 멀티카메라, 접는 디스플레이 등 차별화 전략을 펼치는 배경이다”라고 말했다.
구본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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