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도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춤”

3일 서울 강남구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스페이스’에서 열린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0’ 발표회.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분위기도 주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자들은 올해 벤처캐피탈의 지원이 부족하다고 느꼈고, 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에 스타트업으로 이직이나 취업을 고려하는 비율도 감소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는 이런 내용이 담긴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0’을 3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두 기관이 매년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의 변화를 분석해 스타트업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자료다. 올해는 특별히 코로나19와 관련해 재택근무와 관련한 질문이 추가됐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지난 9월18일부터 28일까지 창업자 166명, 대기업 재직자 500명, 정보기술(IT)과 지식 서비스 스타트업 재직자 250명, 대학 졸업자 200명이 참여했다.

최근 5년 동안 창업자들에게 스타트업 생태계의 분위기를 물어보면 매년 점수가 높아졌지만 올해는 아니었다. 2016년 55.0점에서 지난해 73.4점까지 매년 5점 정도 올랐던 이 질문 점수는 올해 71.3점으로 전년보다 2점 가량 하락했다. 올해의 분위기를 부정적으로 인식한 창업자들은 그 이유로 ‘벤처캐피탈의 미온적 지원’을 1순위로 꼽았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쪽은 “창업자들이 올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스타트업으로 이직이나 취업을 생각하는 대기업 재직자와 취업준비생의 비중도 줄었다. 지난해 스타트업 이직을 고려하는 대기업 재직자 비율은 20%였지만 올해는 17.6%로 소폭 하락했고, 취업준비생의 경우 32%에서 23%로 하락폭이 좀 더 컸다. 취업준비생이 스타트업 취업을 부정적으로 고려하는 이유는 ‘낮은 고용 안정성에 대한 불안’(45.1%)이 1위였다.

재택근무를 경험한 비율은 대기업 재직자(55.2%)와 스타트업 재직자(59.4%)가 비슷했지만 양상이 달랐다. 스타트업 재직자는 재택근무의 어려운 점으로 ‘집안 환경으로 산만해짐’(29.7%)을 가장 많이 꼽았고, 그 다음은 ‘협력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21.0%)이었다. 반면 대기업 근무자는 ‘협력 커뮤니케이션’(34.7%)이 가장 어렵다고 답했고 그 다음은 ‘대면·실시간보고, 결재, 회의를 중시하는 기업문화’(19.5%)였다. ‘집안 환경으로 산만해짐’(17.5%)은 3위였다. 대기업은 부서별 차이도 있었다. 경영전략, 기획, 재무회계, 전산·정보기술 부서가 재택근무 경험 비율이 높았고 고객 지원과 같은 부서는 상대적으로 경험 비율이 낮았다.

창업자와 재직자가 느끼는 인식 차이도 있었다. 대기업 재직자(31.3%)와 스타트업(25.4%) 재직자와 비교해 창업자는 재택근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42.6%로 비교적 높았다.

최민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