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IT

경쟁하듯 연봉 올리는 게임업계…“비싼 아이템,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올 것”

등록 2021-03-15 04:59수정 2021-03-15 09:29

대표적 성장산업 인력수요 늘어
개발자 고강도 노동 마땅한 댓가

외부영향 인상에 지속가능성 우려
결국 소비자 부담 증가 전망도
“높은 신입초봉, 내부혼란 부를수도”
넥슨의 모바일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넥슨 제공
넥슨의 모바일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넥슨 제공

넥슨발 ‘연봉인상 바람’이 게임·정보기술(IT) 업계 전반에 거세다. 국내 게임업체 ‘빅3’인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등 ‘3엔(N)’은 모두 큰 폭의 연봉 인상안을 내놨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으로도 바람이 옮겨붙을 전망이다. 그간 게임·아이티 업계 개발자들은 ‘크런치 모드’라 불리는 고강도 노동에 시달린 데다 대표적인 성장산업의 개발자 수요도 급증한 터라 당연한 수순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기업들이 면밀한 전략에 따르기보다는 경쟁적으로 연봉을 올린 측면도 있어 혼란을 불러올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수요 늘고 젊은 세대 특성 반영된 결과”

지난달 1일 국내 게임업계 1위인 넥슨이 전 직원 연봉 800만원 인상과 개발직군 신입 직원 초봉 5천만원, 비개발직군 4500만원 계획을 발표한 이후, 업계에선 하루가 멀다고 연봉인상 뉴스가 쏟아지는 중이다. 넷마블은 인상 금액을 넥슨과 같은 액수로 맞췄고, 엔씨소프트는 기존 개발직군 직원은 1300만원 이상, 비개발직군은 1천만원 이상 연봉을 올리고 신입은 개발직군 5500만원, 비개발직군 4700만원을 초봉으로 준다고 발표했다. 크래프톤과 부동산 스타트업 직방 역시 연봉 인상안을 내놓았다.

게임·아이티 업계의 잇따른 연봉인상 흐름을 두고 △코로나19로 가속도가 붙은 4차 산업혁명 △직무 중심으로 형성된 노동시장 △주된 종사자인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서 나온 조처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혁신센터 소장은 “개발자 수요가 크게 늘고 있으니 임금 인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게임·아이티 업계는 명확하게 직군과 업무 역량에 따라 임금 산정이 가능한 편”이라며 “이들 산업에서 일하는 젊은 세대는 합당한 처우를 받아야 한다는 권리의식이 강한 데다 이를 표현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 성향도 있는데, 이런 요소들이 맞물리면서 변화가 빨리 시작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연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도 “기업은 경쟁력을 갖추는 차원에서 인재를 확보하고 능력 있는 직원들은 마땅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2018월 6월 어느 늦은 밤,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의 한 게임 회사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2018월 6월 어느 늦은 밤,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의 한 게임 회사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경쟁하듯 인상…지속가능성 우려도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이번 연봉 인상이 지나치게 경쟁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이 맨 먼저 꼽힌다. 실제 업무 성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어서다. 관련 업계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평가했던 오 소장도 “이번 연봉 인상분은 직무에 연동돼 결정됐다기보다는 외부 환경에 의해 올라간 측면이 있어 지속가능성이 있는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되돌아올 것이란 시선도 있다. 한국게임학회장을 맡고 있는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체계적 시스템 없이 업체 간 경쟁으로 연봉이 인상된 만큼 매년 연봉인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며 “늘어난 회사 부담은 신규 게임 아이템을 더 비싸게 내놓는 등 후속 조처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특히 높은 수준에서 새로 책정된 신입 초봉이 기존 회사 구성원 내부의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력이 많은 기존 직원보다 신입사원의 연봉이 더 높은 ‘임금 역전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오 소장은 “연공서열을 토대로 정해지던 연봉이 직무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으나, 한국적 조직문화와 사고방식에 비춰보면 충분히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